지난주 화요일 아침, 평소와 비슷하게 일어났습니다.

씻으려고 화장실에 가는데

순간! 빠바박

처음에는 압정을 밟은 줄 알았습니다.

오른발 엄지 발꿈치 쪽이 너무 아픈거예요.

그대로 주저앉아 바닥을 봤는데

바닥엔 아무것도 없었고 발에도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

뼈만 아팠습니다.

응?! 뼈만????

순간적으로 두려움이 목덜미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엇! 이거 설마…

드디어 올 게 온 건가.

살면서 이런 통증은 처음이었습니다.

절뚝이며 의자에 앉아 증상을 검색하니

이게 말로만 듣던 통풍 초기 증세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통풍을 소개해 볼게요.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몸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과도하게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서 일으킨 바람을 맞아도

아플 정도라고 하여 통풍이라고 합니다.

출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특히 이 병은 퓨린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데요.

저는 맥주를 정말 많이 마시기에, 언젠가 이 병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전날 밤까지 아무 일도 없다가

정말 전조증상 하나 없다가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ㅠㅠ

처음에는 걷기 힘들 정도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가만히 있어도 아픈 상태가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누가 바닥에서 망치로 발을 때리는 느낌이었어요.

바로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발을 보여드렸습니다.

"엄지 앞꿈치 쪽이 압정을 밟은 듯 아픕니다."

여기저기 만져 보시며 “음.. 통풍 증세네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너무 당연하듯 말씀하셔서

마치 ‘1+1 = 2 입니다'라고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ㅋㅋㅋ

앞꿈치 쪽이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곳이라

그곳에 요산이 쉽게 쌓인다고 하더군요.

혹시 뼈에 이상이 있을지 몰라 엑스레이 검사를 했습니다.

요산 수치 확인을 위해 피도 뽑았습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고,

요산 수치만 정상 기준보다 조금 나쁜 수치였습니다.

(간 수치, 염증 수치는 정상)

그다음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여기서부터 일이 벌어집니다.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 검사를 하며

“아이고 여기에 염증이 많이 몰려 있네요.

어.. 이거 뽑아야겠는데요!”

네!!!???

선생님!! 주사로 염증을 뽑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잖아요??

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조금 아플 거예요” 말씀하시며 주사로 염증을 쭈욱 뽑아냈습니다.

한 4~5초 정도 한 것 같은데 정말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아팠습니다.

질끈 감은 눈으로 보이는 초음파 화면에서

하얀 요산 결정들이 쭈욱 사라지는 게 보였습니다.

많이 아팠지만 주사 이후에 확실히 발이 괜찮아졌습니다.

3일 뒤 다시 요산을 뽑아냈습니다.

두 번째는 좀 덜 아파서 수월했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이번 주 화요일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초음파 검사 결과도 좋아서 다행히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통풍에 걸렸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까지 고기랑 맥주를 끊진 않아도 된다.

관리만 잘하면 괜찮다.

근데 또 통풍에 걸리면 그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니

식단 관리를 전보다 더 신경 쓰라고 말씀하시며

마지막 진료가 끝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차를 마시며 조용히 제 식습관을 떠올려봤습니다.

디저트, 과자, 패스트푸드 같은 건 좋아하지 않지만

잦은 음주와 같이 먹는 푸짐한 안주들 ㅎㅎ

음.. 그래 통풍이 올 만했네. 끝맛이 조금 씁쓸했습니다.

당분간은 금주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밀가루는 최대한 줄이고,

치킨, 피자, 햄버거 같은 음식은 아예 먹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식사 때마다 식탁의 절반이 녹색이 차지하게끔 식단 계획도 세웠습니다.

몇 달 전에는 사랑니도 뺐는데 나이 먹으니 여기저기서 신호가 오네요.

유유히토커 분들도 통풍 조심하세요~

이번 위트보이 픽은 <드로잉 하는 삶> 전시입니다.

<선명한 사랑> 표지를 그려주신 전효진 작가님의 전시가 열렸다고 해서 꼬메아미꼬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단순한 선들로 이루어진 그림인데 보다 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집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작가님의 그림을 마음껏 보고 여유를 즐겼습니다. 

✨전시기간 : 8/28 ~ 9/8

✨전시장소 : 꼬메아미꼬 갤러리(서울 마포구 성미산로15길 97 1층)

[전시 서문]
이번 여름의 마지막 기획전을 소개합니다.
저는 장 그르니에의 선집 <일상적인 삶> 중 '산책'에 대한 글을 읽고
이번 전시인 '드로잉하는 삶'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아래의 장 그르니에 '산책'에 관한 글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산책'이란 단어를 '드로잉'으로 바꿔서 한번 더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