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고 조금은 바람이란 게 불어온다 싶다가 오늘 아침에는 태풍의 영향인지 비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폭우의 기억(난생처음 집 베란다에 물이 쳐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위트보이가 고생을 많이 했지요)도 잠시, 이 더위와 습도를 낮춰주려나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내내 틀던 에어컨도 잘 때는 좀 꺼두고, 땀을 흘리고 습한 여름에 혼자 춥거나 뽀송하진 않은지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습해서 땀을 흘리는 것도 좀 더운 것도 견딜 수 있는 게 사람이란 걸 부러 깨달아야 하는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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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바르셀로나 골목에서 만난 광고판이었던가... 귀엽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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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터의 제목은 『재미난 일을 하면 어떻게든 굴러간다』(미시마 쿠니히로, 유유) 내용 중에서 따왔습니다. 저자는 2006년 출판사 미시마샤를 창업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작은 회사가 지속 가능하게 일하는 법’이라는 부제에 끌려 책을 손에 쥐고 말았습니다. 펼쳐 읽다 보니 절로 끄덕여지는 부분도 많고, ‘미시마샤 서포터즈’에게 매달 쓴 손편지 묶음을 읽는 동안 ‘우리 뉴스레터도 언젠가 한번?’이란 생각도 하면서요.
그중 출판사를 하려는 이유인 ‘재미’와 그것이 곧바로 팔린다는 걸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 저자를 만난 무라세 다카오 작가가 한마디 하죠.
“자전거 조업이 좋죠. 자기가 페달을 밟는 만큼만 앞으로 가는 것. 그거면 충분하죠. 아니, 그게 전부라고 생각해요.”(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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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에 살 때, 한강에서 위트보이와 자전거를 주로 탔습니다.
조만간 여름밤에 따릉이 타러 가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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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이 일하는 작은 출판사에서 최대치 이룰 수 있는 목표, 효율적인 시스템, 매출을 늘리기 위한 증원 등이 숙제처럼 무겁게 마음을 누르는 날들이 많습니다.
아니 솔직히 먼저 ‘생존’을 떠올려야 하죠.
한 권의 책이 팔리는 속도와 한계가 있으니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야만 쓰러지거나 멈추지 않겠죠. 그런 날들에 좀 지친다 싶을 때면 다음 책을 낼 수 있는 여유를 바라며 통장 잔고를 반복해서 확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봤습니다.
책이 안 팔리는 요즘 시대에는 책임져야 할 직원이 없으니 고정 비용이 적은 둘이서 버티기가 더 용이하지 않을까.
뭐 하나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책을 양산하기보다 독자층을 찾아서 신중하게 책을 골라 유유히의 출간 목록을 쌓아가는 게 당장은 느리더라도 단단한 방법이 아닐까(물론 많이 낼 돈도 없습니다만).
그러고 보니 회사에서 일할 때는 제작단가를 뽑을 때마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높은 손익분기점(직원도 모르는 고정비용의 세계)에 한숨이 나오지 않았던가.
월급생활자에서 벗어나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감각은 아무 생각 없이 ‘난 이럴 자격이 있어!’라며 쓰던 스트레스성 소비가 많이 줄어드는 것에서 옵니다. 버는 만큼 쓰는 게 아니라, 벌어도 나중을 위해서 쓸 수 없는 마음...? 그렇지만 쓰고 싶은 마음도 잘 안 생기는 마음(조직 생활을 그만두니 스트레스가 1/10으로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돈보다 시간적, 심적 여유를 벌었다는 뿌듯함을 느끼며 내 인생을 내 맘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만족을 느낍니다. 물론 직장 다닐 때 몰랐던 잔잔한 불안의 파도에 발목은 항상 젖어 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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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끝에, 이러한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무수한 나의 선택들이 만든 지금의 상황이 나쁘지 않네.
잃은 게 있으면 얻은 것도 있는 법. 독자에게 지금처럼 살지 않아도 된다는 작은 가능성을 심어주는 이야기들을 찾고 있는 요즘, 페달을 밟는 두 다리에 힘을 줘봅니다.
기댈 곳은 제 다릿심뿐,
오롯이 나에게 달린 책임을 느끼면서
오늘도 충분히 자유로운 바람을 만끽해보려고 합니다.
읏차!
(이러니 저러니 해도 늘 대책 없는 긍정만이 남는 글을 쓰는 에디터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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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골때리는 그녀들] FC불나비 VS FC스밍파
SBS 예능 "골때리는 그녀들"의 본방은 잘 못 보지만, 유튜브로 올라오는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은 곧잘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1일자 방송에서, 저의 최애 팀 <FC스밍파>의 앙예원 선수가 "득점 당하는 공격수"가 되어버린 사건! 명장면이 탄생해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 식사를 하면서 보다가 눈물까지 흘리며 본 사람이 되었네요.
앞으로 몇 달간 저의 웃음벨이 될 것 같아요. 예능 신인상은 앙예원이다!!!!!
더불어, 늘 한결같은 반사신경으로 골문을 지켜주는 키퍼 '다이어터', 에이스는 역시 에이스다 싶은 '심으뜸', 단순하게 또 열심히 하는 것밖에 모르는 '깡미', 체력과 슈팅력을 겸비한 '히밥'까지. 이 모든 멤버들의 조합이 너무 좋습니다.
가끔은 심으뜸 채널로 넘어가 멤버들의 리뷰 방송도 보는데요. 서로를 아낌없이 응원해주고 연습도 열심히 하는 팀이 참 보기 좋습니다. 이대로 쭉쭉 우승까지 달려가기를!
이 주의 에디터리 픽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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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라비브북스에서-
도서전 이후 첫 북토크. <엄마만의 방> 김그래 작가님과 고양시 독자님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
무엇보다 고요하고 다정한 공간 라비브북스를 사랑하는 독자님들이 모여서,
행사 내내 애정을 보내주신 덕분에 작가님과 저희에게
오래오래 기억이 남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와주셔서 고마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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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문학살롱 초고에서-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강아솔 뮤지션님이 사회를 봐주셨는데, 이번 초고 북토크에서는 노래를 세 곡이나 불러주셨답니다. (내 뺨을 적시는 건 감동이야...)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의 변화를 지켜보며, 응원해주던 마음이 어느새 단단한 우정이 되었고요. 그렇게 2024년 여름에 <엄마만의 방> 김그래 작가님과 강아솔 님의 명곡 <엄마>를 듣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여름밤의 초고는 옳았네요.
그리고 함께 촉촉히 스며든 독자분들의 따스한 눈길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행사가 되었습니다. 함께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김그래 작가님과 강아솔 님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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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 🎧
EP107. 미래는 없어도 살아있으니까 (다다서재 김남희) [커피타임]
브래디 미카코라고.. 이름 외우기까지 좀 오래 걸렸지만 이렇게 멋진 언니가 있습니다 여러분.
(뉴스레터에서 여러 번 소개했죠? ㅎㅎ)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으로 건너가 남편과 씩씩하고 영리한 아들과 살죠. 마흔에 첫 데뷔작을 쓰셨는데 이제 한국에 소개되었습니다.
"나 같은 인간의 인생에 그렇게 좋은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
인생 철학을 'No Future'라고 외치는 이 언니의 매력에 같이 빠져봅시다.
다다서재는 재밌는 책만 냅니다. 요즘 책을 좀 멀리했다 싶은 분들, 책이 안 읽힌다 싶은 분들, 독서 재활로 이 책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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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을 돈으로 바꿀 수 있을까 > 엄주 x
<작업자의 사전> 구구, 서해인 북토크 가 열려요!
어머! 이 책들은 같이 읽어야 해!
함께 보면 더욱 좋을 조합! 위즈덤하우스와 유유히가 뭉쳤습니다. :D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궁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대표해서 협상해야 하는 작업자인 동시에
글이든 그림이든 무엇이든 창작해내야 하는 사람이라면,
엄주, 구구, 서해인 작가님의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
💛 일시 : 9월 5일(목) 저녁 7시 반 ~ 9시
💛 장소 : 플랫폼P(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2층 다목적실(홍대입구 7번출구 근처, 신촌로2길 19)
💛 참가비 : 10,000원
💛 인원 :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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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시스템이 바뀌었습니다.
페이지를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2024 새해부터 변경되었음을 알립니다.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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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위트보이 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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