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참으로 힘든 계절입니다.
에어컨 앞을 벗어난 바깥에서는 잠시도 가만히 있기 어려워지다니요.
더위도 아니고, 여름비라고 부를 수 있는 비도 아닌, 폭염(사나울 폭 불꽃 염)과 폭우(사나울 폭 비 우) 사이에서 눈뜨자마자 지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8월이 왔고 어제는 “입추”였네요. 앗차. 이러다 여름이 훌쩍 떠나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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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러 가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 8월 7일 저녁. 계절의 흐름을 깜짝 눈치채고 말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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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레터에 위트보이가 여름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습니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이라. 저는 UP(업 아니죠.. 유피)부터 시작합니다.
“나의 바다야~ 나의 하늘아~ 나를 안고서 이렇게 잠들면 돼.”
이어지는 곡은 영원한 여름 가수 쿨. “와우! 여름이다” 하고 시작하고는 “빨리 떠나자~ 야이야이야 바다로 그동안의 아픔들 그속에 모두 버리게~"
더욱 흥을 올리자면 신화를 소환하죠. “커먼 에브리바디 스위밍 인 더 씨 세이 두와디디 덤디디덤" 둠칫둠칫 박자를 타다 보면 마음을 울리는 가사가 들려와요.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그렇게 살다 보면 찌들어 가니까~"
곧장 바다로 밤기차 타고 달려가고픈 충동.
노래를 듣다 보니 제가 한여름에 있다는 감각이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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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레터에 여름 영화를 골라 보냅니다.
7월까지 꽉꽉 채웠던 일을 잠시 내려두고
세상 가장 편안한 자세로 세상 안전한 내 방 안에서 2시간쯤 흘려 보내는 것도,
괜찮은 휴가가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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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2011)
벌써 13년 전 영화라니. 시간에 깜짝 놀란 마음 먼저 다독여봅니다.
저는 꼬맹이들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라면 곧장 빠져들 준비가 되어 있는데요. 이 영화 속에는 다른 지역에서 각각 엄마와 아빠 옆에 살고 형제가 나와요. 첫째 코이치는 엄마를 따라 화산재와 매일 싸워야 하는 동네에서 살고 있습니다. 의젓하고 철이 좀 들었는데 대책 없어 보이는 아빠와 철없이 해맑은 동생 류가 보고 싶고, 어떻게 하면 가족이 다같이 살 수 있을까 궁리합니다. (이 와중에 류는 지금처럼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이 엉망인 뮤지션 아빠가 류를 돌보기보다 류가 아빠를 챙기는 일상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요)
그러던 어느 날, 고속열차 두 개가 서로 교차하는 곳에 가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얘길 듣죠(이러고 보면 코이치도 참 귀여운 꼬맹이). 그런 기적이 필요한 친구들을 모아 떠나고 동생 류도 친구들과 중간에 합류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교차점에 다다른 아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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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는 여자 (장진 감독 2004)
더 옛날 영화가 떠오르네요. 제 인생 영화로 손꼽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정재영 배우의 어색하면서도 뻘줌한 연기를 좋아해요. 이나영 배우도 말할 것도 없고요. 이 두 배우가 장진 감독의 엉뚱한 상상 속에서 현실적인 연기를 해보이는 ‘짝사랑’과 관련한 영화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입꼬리가 슬몃 올라가고 있습니다. ㅎㅎ
별볼일 없는 프로야구 2군 선수 동치성이 어느 날 애인에게 차이고 게다가 시한부 판정까지 받으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인생이 바닥으로 처박혔을 때,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나 엉뚱한 말만 하는 여자 한이연. 점점 에피소드들이 쌓이고 둘의 관계는 까워져 가는데요. 픽픽 웃게 되는 귀여운 영화죠.
유유히토커 분들이 떠올린 여름영화도 알려주세요. 하나씩 천천히 보겠습니다.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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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습도가 낮아져서 어젯밤에는 모처럼 동네 산책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거의 한 달 만이었던 것 같아요. 늘 그렇듯이 위트보이와 어떻게 하면 유유히를 잘 꾸려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상반기는 정말 최고로 열심히 달렸고 잘했다 도닥이며 걸었죠.
걷기 시작한 지 한 시간이 다 되어가자,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무인판매점에 들어가 가장 눈앞에 어른거린 이걸 골랐습니다.
어릴 때 먹던 그맛 그대로더라고요. 푸흐흐.
입에 넣자마자 행복해지는 맛. 충분히 음미하며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8일인 오늘 아침에는 역시, 가을이 멀었다는 생각이 퍼뜩 드네요. 후하후하-
"처서 매직"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남은 여름도 모쪼록 더위 잊는 각자의 방식으로 컨디션 잘 챙기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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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보인 75칼로리... 왜 적어두는 거죠 해태아이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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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커피로스터스(마포구 잔다리로 129 1층)
공영주차장이 바로 앞에 있어서, 망원 홍대 쪽에 일이 있으면 주차하러 가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카페예요. 직접 로스팅을 하는 카페이고, 커피 장인일 것만 같은 대표님이 친근하게 반겨주십니다. 그런데 음악도 왠지 할 것 같다는 위트보이 말에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보니 음악 프로젝트도 하고...? 과연 대표님의 정체는...? (하고 카페 다닌 지 2년쯤만에 궁금해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카페에서 어느 날 나오는 노래에 꽂혀 슬그머니 검색해보고 한동안 듣기도 했어요.
다시 돌아와 커피에 집중하자면, 정말 맛있는 플랫화이트를 맛볼 수 있어요(라떼보다 진하게 먹는 커피). 한여름에도 저는 시원한 카페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플랫화이트를 주문하는데요. 커피가 맛있으니까 추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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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목요일 홍대 땡스북스 서점에서-
<작업자의 사전> 북토크가 무사히 열렸습니다. 자리를 꽉 채워주신 독자님들과 토크 만능 이다혜 작가님 사회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요.
레터에는 책 속 100개의 단어 중 구구, 서해인 작가님이 뽑은 "내가 마음에 드는 정의"를 공개해봅니다. :)
(구구) 실패 : 언제나 성공의 전제 조건처럼 여겨지는 것.
"독립 작업자가 된 이후, 실패를 한다면 조직이라는 기댈 구석 없이 온전히 나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다. 작업자로서 내가 실패할 경우, 업계의 인정과 신뢰, 인적 자원을 비롯한 많은 것을 잃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내가 실패를 극복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특히 어떠한 자원도 갖고 있지 않은 작업자에게는 더더욱 가혹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빌 게이츠와 같이 성공한 자본가들이 남긴 실패에 대한 명언 따위가 나를 자극할 리가 없다."(p.162-163)
(해인) 롤 모델 : 살아 있는 사람을 향해 쓰려거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말.
"일론 머스크가 나와 동일한 MBTI 의 소유자라는 사실은 늘 나를 긴장하게 한다.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로 그의 괴짜 같은 리더십이 그의 팀원들과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서 그동안 그를 롤 모델로 삼았던 이들(아마도 높은 확률로 국내외 테크 업계 리더들)은 자신의 말을 주워 담고 싶었겠지."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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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작업자의 사전> 워크숍 4회차: 휴가 편
바야흐로 휴가 시즌이었던 지난 주, 고양시 <너의 작업실>에서는 "휴가"를 주제로 2시간 꽉 채운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일상에서 무리를 하고 1년에 한 번 몰아서 쉬고 있는가, 거금을 들여 어디론가 떠나야만 휴가라는 압박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아파서 멈춰야 했던 코로나 시절이 오히려 마땅한 쉼을 허락받은 것 같아서 좋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쉬면서도 무언가를 쉼없이 찍고 기록하고 일을 하기 위한 밑작업을 그리고 있지는 않은지...
매일매일에 적당한 쉼표를 찍는 것,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나서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시간은 지친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니 폄하할 필요도 없다는 것, 앞으로 우리 사회가 쉼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더불어 쉼과 일의 균형을 위해 사회적으로 바뀌어야 할 모습도 상상해보는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
오가는 시간이 왕복 4시간이 넘는 와중에도, 기꺼이 달려와주신 두 작가님께 감사합니다!
(저 멀리 용인에서부터 달려와주신 독자님, 공간을 빌려주시고 또 함께 이야기 나눠주신 너의작업실 탱님께도 특히 고맙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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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 🎧
EP105. 우리 재밌게 놀자 도서전에서 (안전가옥 박혜신) [커피타임]
출판계의 러쉬 아니 애플? 책을 사면 종을 치고 마음껏 박수를 쳐주는 출판사가 있다?
도서전에 온 사람들 모두가 일단 안전가옥부터 들르던데요..!(놀람)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끝났지만 화제의 안전가옥 이야기는 끝이 없다.
대체 안전가옥은 어떤 회사예요? 네? 월요일은 휴무라고요?
도서전을 통해 안전가옥이 얻은 것들. 그리고 끝나자마자 다음 도서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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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10만 부 기념 특별판 (안전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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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살롱 초고에서 <엄마만의 방> 김그래 x 뮤지션 강아솔 북토크 가 열려요!
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미리 선보였던 두 분의 토크토크.
이번에 사회는 에디터리가 나섭니다. ㅎㅎ
왜냐하면 강아솔 님이 노래도 준비해주신다고 했거든요. (꺄아!)
베트남으로 일하러 떠나 비로소 자기만의 방이 생긴 엄마의 홀로서기를 기록한
김그래 작가님의 창작 이야기와
분위기 있는 초고에서 울려퍼질 강아솔 님의 특별 공연을 기대합니다. :)
💛 일시 : 8월 21일 (수) 저녁 7시 반 ~ 9시
💛 장소 : 문학살롱 초고(합정역 7번출구 5분 거리, 서울 마포구 독막로2길 30 지하)
💛 참가비 : 15,000원
💛 인원 : 2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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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리 어디가요> 채널 오픈(이라 쓰고 재오픈! ㅋㅋ)
윗PD의 야심작, <에디터리 어디가요> 브이로그 1편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아직 카메라가 어색한 에디터리와 주로 먹는 것을 찍는 중입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
구독은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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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시스템이 바뀌었습니다.
페이지를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2024 새해부터 변경되었음을 알립니다.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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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위트보이 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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