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에서도 몇 번 썼지만 저는 여름을 좋아합니다. 추운 겨울에는 컨디션이 바닥이다가 더운 여름에는 컨디션이 좋아집니다.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고, 매사에 의욕도 뿜뿜하죠. (습도 높은 날은 제외입니다 ㅋ) 여름엔 맥주가 234983배 더 맛있고, 한밤의 드라이브도 좋습니다. 주말에 한강에 나가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도 좋죠.
이런 여름이,
제가 좋아하는 여름이,
좀 더 찐해지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1. Zinia y Veneto - Flirt a Rio
저의 올 타임 넘버원 보사노바 곡입니다. 보사노바곡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근데 유명하지는 않은 곡으로, 저의 비장의 무기로 저장해둔 곡입니다.
이곡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무려 롤러코스터 이상순님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벌써부터 흥미진진) 때는 2012년 2월, 저는 호주 캔버라에서 워홀러로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에 6시간만 일할 때라 자유시간이 많았죠. 주로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일 많이 들었던 건 EBS 세계음악기행이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캔버라 숲을 걸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암튼 그때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이때 DJ가 이상순이었습니다.
그러다 2012년 2월 24일 세계음악기행이 종영하는 날. 용기를 내서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을 반디 게시판에 남겼습니다.
‘그동안 잘 들었습니다. 먼 타지에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근데 세계음악기행 오프닝 곡이 뭔가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이런 내용을 남겼죠.
그러자 이상순님이 제 사연을 읽어주셨습니다. 방송에서 제 이름이 불렸을 때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ㅋㅋ
“위트보이님! 마지막 날이니까 얘기합니다.
오프닝 곡은 게시판에 올라와 있어요.
거기 가서 확인하세요!!!”
참고로 저는 롤러코스터 왕팬입니다. 모든 CD를 다 샀고, 공연을 다 갔을 정도로 좋아했죠(롤러코스터 덕질은 나중에 따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ㅋ)
예전에 지인이 이상순님을 보고 ‘그분 이효리님 남편 아니냐?’ 할 때 당신 혹시 인생 로그아웃 하고 싶으세요? 멱살을 잡고 이상순이 얼마나 대단한 아티스트인지 한참을 설명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상순은 롤러코스터 이상순입니다(여러분!)
이렇게 좋아하는 이상순님이 처음으로 제 이름을 불러줬는데 그게 약간의 짜증과 핀잔을 담아 불러준 거죠 ㅋㅋ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는데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핀잔을 들으니 나중에는 이거 뭐지 ㅋㅋ 기분이 아주 묘했습니다 ㅋㅋㅋ
이 에피소드를 뒤로하고 <Flirt a Rio>곡 자체는 매우 좋습니다. 편안한 소파에 누워 청량한 보사노바 멜로디를 들으면 그날 무슨 일이 있든 긴장이 풀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는 여름밤 하면 이곡이 생각납니다. 상큼한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들어보세요.
2. Billie Holiday - Solitude
상큼한 거 들었으니 이제 끈적한 곡을 들어볼까요? 여름밤은 재즈, 그것도 쏘울 가득한 찐득찐득한 재즈가 잘 어울립니다. 제가 고른 곡은 Billie Holiday의 <Solitude>입니다.
에어컨도 허덕이는 것 같은 더운 여름밤에 위스키 언더락 한 잔을 탁자에 놓고 이 곡을 듣습니다. 빌리 할리데이 음악은 매우 더운 날이나, 매우 추운 날 들으면 왠지 그 맛이 더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3. Wildson - one on one
이제 밖으로 나가보자구요! 한여름밤 따릉이를 타고 한강에 가는 거예요. 가만히 있으면 덥지만 자전거를 타면 불어오는 강바람이 참 시원합니다. 그럴 때 wildson의 <one on one>을 틉니다. 저의 드라이브 플리 1번 곡이기도 한데요. 첫 마디만 들어도 보랏빛으로 물든 해변도로를 오픈카로 달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참, 한강 라이딩 끝엔 편의점 라면 한 사발! 굿룰인거 아시죠?
4. Toshinobu Kubota - <La La La Love Song>
저에겐 해마다 특정한 시기에 들어야만 하는 곡이 있습니다. 7말 8초 휴가 기간엔 이 곡으로 휴가를 시작합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죠. 첫 소절만 들어도 아! 이제 여름이 오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 곡입니다. 롱베케이션 ost인 <La La La Love Song>입니다.
거의 매해 이 드라마를 정주행할 정도로 좋아하는데요. 특히 극중 미나미가 "뭘 해도 안 안 될 때는 신이 주신 휴식이라 생각하고 초조해하지 말라며? 롱베케이션!"이란 대사를 제일 좋아합니다.
날도 덥고 컨디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요즘.
일이 안되는 건 모두 날씨 탓으로 돌리고 이 드라마를 보며 잠시 숏베케이션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5. Luiz bonfa - <sambolero>
벌써 마지막 곡이네요. 술 마시며 놀다 보니 어느새 새벽 2시. 마트 마감시간에 나오는 '다음에 또 만나요' 음악처럼 술자리를 정리할 때 듣는 곡이 있습니다. luiz bonfa의 <sambolero>입니다.
앨범 재킷을 보면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남자 얼굴이 있습니다. 막잔 할 때 이 곡을 들으면 마치 이 아저씨가 나를 위해 '이제 그만 마시고 들어가~ 내일 어쩌려고 그래~'라고 하는 듯 감미롭게 허밍을 해주십니다(망상) 그러면 저도 함께 허밍 하며 '아~ 오늘도 잘 마셨다!' 혼잣말을 하며 조용히 테이블을 치우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모쪼록 위트보이 추천 플리와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위트보이가 소개하는 여름이 더 찐해지는 summer playlist였습니다.
<가미우동>
며칠 전 에디터리님이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해서 가본 곳이에요. 냉우동을 메인으로 시켰고, 사이드로 닭튀김, 어묵 튀김, 계란 튀김을 시켰죠. 우와... 다 맛있었습니다.
우동 면발이 마치 '묵'처럼 빤딱빤딱 빛났습니다. 먹기 전부터 기대감이 올라갔죠. 한입 가득 넣고 씹는데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우 맛있었습니다. 닭튀김은 적당히 짭짤하고 바삭했습니다. 우동이랑 먹기보단 맥주 안주로 먹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 속 홍대 우동집 탑2로 <카덴>, <교다이야>가 있었는데 이때부터 <가미우동>이 추가되어 탑3로 바뀌었습니다. 웨이팅이 매우 깁니다. 오픈런을 추천합니다!
가미우동 : 서울 마포구 홍익로2길 23
<엄마만의 방> x 라비브북스 북토크
8월 10일 일산 라비브북스 서점에서 <엄마만의 방> 북토크를 엽니다. ⠀ ‘커피가 있는 작은 동네 서점입니다'라고 짧고 담백하게 적은 서점 소개 글처럼 차분한 공간에 맛있는 커피로 동네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 특히 이곳은 라비브 특유의 차분한 공간이 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작년 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날!❄️⛄️창가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커피를 마신 적이 있어요. 그 기억이 한동안 생각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김그래 작가님의 <엄마만의 방> 북토크를 연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리네요.☺️<엄마만의 방> 두 번째 북토크에 독자님들을 초대합니다!⠀ ⠀ - 장소 : 라비브북스(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무궁화로141번길 16-7) - 일시 : 8월 10일(토) 저녁 6시 - 참가비 : 1만원 - 인원 : 10명(선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