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화요일 에디터리님과 2023 결산 워크샵을 했습니다. 겸사겸사 바람도 쐴 겸, 자주 가는 가까운 카페가 아니라 좀 더 외곽에 있는 카페로 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공구 단지를 지나갔는데 문득 예전에 공구점 아저씨와 나눈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몇 해 전 선반을 달려고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뚫은 적이 있었어요.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뚫었습니다. 어찌나 드릴을 꽉 쥐고 힘을 줬던지 젓가락질도 못할 정도 였습니다. 끝날 때쯤 드릴에서 하얀 연기가 솔솔 났습니다.
어느새 집 안 가득 탄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틈틈이 모터를 식혀줬는데 부족했나 봅니다. 결국 드릴은 고장이 났습니다. 다음날 근처 A/S 센터에 가서 드릴을 맡겼습니다. |
|
|
“드릴로 뭐 하셨어요?”
모터에서 연기가 난 뒤로 작동을 안 하다고 하니 대뜸 사장님이 물어보셨습니다.
“벽에 구멍을 뚫었어요”
“나무요?”
“콘크리트 벽이요..(점점 목소리가 작아짐)”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잘못했구나 깨달았습니다.
“이건 일반 드릴이라 콘크리트 벽을 뚫으면 안 돼요. 콘크리트용 드릴은 따로 있어요.”
“될 것 같아 보여도 절대 무리해서 사용하면 안 돼요.”
“한 번에 훅 가니까.” |
|
|
이번 워크샵에서 유유히 2023년 매출과 각종 지표를 발표하고, 에디터리님과 영업, 마케팅, 운영 부분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2024년 출간 예정 도서의 예상 매출과 비용 책정, 마케팅 계획도 세웠습니다. 특히 2024년에 진행할 노워리스클럽이 제일 기대됩니다. 아! 마지막으로 유유히 비즈니스 미션도 확정했지요.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할 일이 될 때 저는 가장 흥분(?) 된 상태가 됩니다.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도파민이 폭발합니다. 다만, 예전 같았으면 도파민이 끌고 가는 대로 몸을 혹사했겠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건 목공 드릴인데 혹시 콘크리트를 뚫으려고 한 건 아닌지, 뜨거워진 모터를 중간중간 식혀줄 휴식 시간은 확보했는지 차분하게 점검했습니다. 드릴 모터는 교체할 수 있지만 저는 교체할 수 없으니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한 번에 훅 갈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느끼게 됩니다. |
|
|
가슴 뛰게 만드는 기획들이 눈앞에 있지만, 공구점 아저씨가 해주신 말씀처럼, 될 것 같아 보여도 절대 무리하지 않으려고요.(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해야 지킬 것 같아서 쓴 것도 있어요ㅋ) 언제 했는지 모르게 사부작사부작 유유히 나아가보겠습니다.
우리 유유히토커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2024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
|
<방앗간청년 압력으로 쪄서 볶은 보리차>
저희 집은 겨울에 보리차를 끓여서 마시고 있어요. 창밖은 춥고, 실내에 주전자 가득 보리차가 끓고 있을 때 나는 구수한 보리차 냄새를 좋아하거든요.
이번에 티백이 떨어져 새로 사야 하는데 에디터리님이 이번엔 티백(미세플레스틱이 많이 나온다고 하죠)이 아닌 보리차를 먹고 싶다고 해서 볶은 보리차를 주문해보았어요.
처음 마셨을 때 신기하게 꽤 달달했습니다. 예전에 홈브루잉할 때 몰트를 끓여본 적 있는데 꼭 몰트 끓인 물 같았어요.(아! 같은 보리라서 그런가 ㅋㅋ)
전 단맛을 안 좋아하는데 이건 잘 볶은 곡물의 구수한 단맛이 느껴져 이틀에 한 번씩 마시고 있어요. 향도 좋고 맛도 좋았습니다. 티백 말고 일반 보리차를 마셔볼까 하는 분께 추천드려요! |
|
|
💛 어쩌면 1월 중 출간될 <데쓰오와 요시에> 작업 순항 중
작년부터 내내 소식을 기다려주신 독자님들이 계실 것 같아요. 드디어 이번 주에 마감을 하고 일본 저작권사로 컨펌을 보낸답니다. 빠르면 1월 말에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을 듯해요.
1985년생 작가, 야마모토 사호는 아빠 데쓰오와 엄마 요시에에 관한 '관찰 일기'를 이번 만화책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는데요. <데쓰오와 요시에>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작품 세계가 '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의 갈등'이라는 테마를 그리고 있음을 분명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 책을 번역한 황국영 선생님의 후기를 살짝 공개해봅니다.
"'별것' 없어 보이는 남의 집 이야기가 계속 궁금했고, 나도 모르게 자꾸만 마음이 꿈틀댔다.
많이 웃었고, 느닷없이 울컥했다. 만약 누군가가 어디가 그렇게 웃기는데, 뭐 때문에 뭉클했어? 라고 물으면 콕 집어 한 군데를 펼쳐 보이지 못할 이 느낌은 그러나 잔잔하게 꾸준했다.
유별난 듯하지만 낯설지 않았고, 평범하지만 흔하지 않았다. 인물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특별하고, 뜯어볼수록 매력적이라 창작된 그 어떤 캐릭터보다 사랑스러웠다.
어쩌면 보통의 우리가 그렇듯이."
푹 빠져 있는 이 만화책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설렘) |
|
|
💛 도대체 첫 소설집 제목아, 나와줘!!!
열혈 작업 중인 도대체 작가님 소설집 제목안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제목이 나와야만 합니다. 어떻게 하면 도대체 작가님만의 분위기를, 도대체 작가님다운 제목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이 책 속 이야기 중 <눈송이>라는 한 꼭지의 그림입니다. 지난 주 서울, 경기에 폭설이 내릴 때, 저는 한창 이 원고에 푹 빠져 읽고 있던 때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도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지금은 꾸욱 참고 있지만요, 도대체 작가님의 상상처럼 저 하늘 저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낙하하는 눈송이의 심정을 자꾸만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흐흐흐.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준 눈이 내린 날, 매일 걷던 동네 공원을 걸었더니 여기저기 열심히도 만들어둔 눈사람들이 즐겁게도 웃고 있더라고요. 야트마한 언덕은 어느새 어린이들의 눈썰매장이 되어 신나는 환호성들도 들리고요.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웃게 만들고 함께 살아가게 만든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작가님은 일상을 살다가 지치고 힘들 때면, 머릿속에 떠오른 이야기들을 카페 한구석에서 옥상에서 써내려갔고, 그렇게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모은 이야기들이 이번에 나올 책에 실립니다.
도대체 작가님은 쓰면서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많이 떨린다고 하네요.
작업을 열심히 하느라, 일정이 조금 밀려서 2월에 독자님들을 만날 것 같아요.
조만간 이 책을 먼저 읽을 기회를 마련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예고가 많네요!)
도대체 작가님 팬이라면! 답장으로 슬쩍 고개를 들어주세요. |
|
|
🎧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 EP83. '일인칭 가난' 책을 덮는다고 가난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마티출판사 서성진 편집자) [커피타임]
방학을 마치고, 새해에 첫 방송으로 마티출판사 서성진 편집자님을 모셨습니다.
지난 에디터리의 픽에 소개된 안온 작가님의 <일인칭 가난>을 담당하신 편집자님인데요,
책에 홀딱 반한 에디터리가 궁금했던 책 관련 질문과, 평소에 마티출판사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 '마티의 각주'를 정독하는 애독자로서 마티출판사라는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1995년생 작가님의 글을 투고로 알아보고, 저자가 경험한 '가난'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까지 무려 2년의 시간이 묵묵히 흘렀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인연은 정말 '운명'이라고밖에 할 수 없고.. 이 운명이 많은 분들에게 널리 읽히기를 바라요.
방송도 즐겁게 들어주시고,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세요! 😉 |
|
|
매번 뉴스레터를 어떻게 읽었는지, 조금이라도 나누고픈 이야기를 전해주실 때마다 에디터리와 위트보이는 인류애가 솟습니다. 한 줄이라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편히 두드려주세요. :)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
|
|
📨 연말결산은 숨가쁘게 달려오느라 미쳐 못돌아본 나의 2023년도 정리해보고 싶어지게 만드네요^^ 그리고 에디터리님의 5년 다이어리... 전 구매한지 벌써 5년이 다되어가는데요. 심각할만큼 여백의 미를 자랑합니다 ㅋㅋㅋㅋㅋ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동기를 부여받았습니다! 이번레터도 재밌었어요! 언제나 '응원' 합니다 :)
💜 오늘로서 4일째, 저는 오늘치를 쓰면 되겠습니다. ㅎㅎ 우리의 기록을 응원합니다, 새벽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에디터리 |
|
|
📨 2023년 수고하셨습니다:)! 매번 재밌는 글 감사해요. 2024년에 만나요 헤헤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24년도 시작이 되었네요. 올해 100퍼센트 구독자로 도전해주세요. 얏호!
_에디터리 |
|
|
📨 올해 즐겁고 뜻깊은 발견은 유유히 출판사를 알게 된 일입니다! 좋아하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을 통해 알게 되어 더욱 기쁘구요. 이런 즐거움이 꼬리를 물어 확장되는 꼬꼬무 너무 좋아합니다. 오늘 뉴스레터를 읽고 나랑 결이 많이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저도 최근 영화 괴물과 이동진 평론가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큰 감동이었습니다. 유진목 작가의 책까지... 겹치는 부분이 많네요^^) 크리스마스는 일년에 한 번 뿐이지만, 유유히 톡은 매주 저에게 오는 크리스마스입니다. 내년에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
💜 하루하나님! 유유히토커로 열혈 활동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특히 저희 유유히톡을 "매주 오는 크리스마스"라고 표현해주시다니. 너무 감동입니다. 2024년 새해에 어떤 결심을 하셨을까요. 새로 채울 수 있도록 주어진 날들을 늘 소중하게 생각하며 달려가보아요.
_에디터리 |
|
|
📨 두 분의 기록에 대한 아쉬움 저도 너무 공감이 되었어요...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종종 좋아하는 것을 남기던 저는 없는 사람이 되었네요ㅋㅋㅋ 내년엔 저도 기록하고 기억하는 한 해를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 흐... 맞아요. 기록이 없으면 기억도 사라지고.. 2024년 올해는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고 하루하루를 꽉 붙들어보아요, 다정다감님!
_에디터리 |
|
|
📨 금요일마다 기다려지는 유유히톡입니다. 이번 주는 '물 들어올 때 노 젓지 말자' 라는 지난 레터의 문장이 내내 맴돌았어요. 2024년에는 몸과 마음을 잘 돌보며 일과 삶을 꾸려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번 레터의 연말 결산을 읽으며, 저도 곰곰히 정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어 졌어요. 한 해 동안 레터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나오게 될 유유히의 신간들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 다다님께 늘 애정과 감사를 보냅니다. 2024년에도 무리하지 말고 '유유히' '슬로울리' 나아가보아요. 몸과 마음을 잘 돌보면서 일과 삶을 꾸려나가기. 화이팅입니다. 🎶
_에디터리 |
|
|
📨 2023년은 어떤 해였지? 아! 유유히가 있던 한 해였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유유히의 뉴스레터를 읽으며 지냈네요. 메일이 오면 늘 반갑게 열어봤답니다. 2023년에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2024년의 유유히도 응원합니다!
💜 꺅! 임찐빵 님 등장!!!!! >_< 유유히톡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흐. 언제나 독자를 향한 진심으로, 나아가볼게요. 임찐빵님께도 올해 팥처럼 고소하고 찐빵처럼 따뜻하고 말랑한 순간들이 가득하기를요! 2024년 힘힘!
_에디터리 |
|
|
📨 안녕하세요. 연말결산을 새해에 읽게 된 레이지입니다. 추천해주신 책들 모두 장바구니에 담으며 저도 새해 목표를 (이제야)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5년 다이어리, 알고는 있어도 그걸 왜 하지 했던 마음이 호기심으로 바뀌네요. 시간은 사람을 바꾼다! ^^ 저도 내년에 제 방에 아담한 책상을 마련해서 귀하신 5년 다이어리 모셔봐야겠어요. 소소하지만 결코 작지 않는 계획이지요? 2023년에는 유유히 레터를 읽으며 책을 만드는 마음과 그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올해도 헤매겠지만 둥실둥실 유유히 떠가는 마음으로 헤쳐나가 보겠습니다.
💜 5년 다이어리! 좋습니다. 다만 저처럼 칸이 좁은 것보다 일반 다이어리 정도 혹은 좀 더 큰 노트 크기의 5년 다이어리로 추천해요. (예쁜 것은 좋은데, 쓰는 것이 영 불편해서 담번에는 큰 걸로 마련해야지 하고 있답니다) ㅎㅎ 레이지 걸~ 저도 만만치 않은 레이지인데요, 2024는 조금은 천천히 지난 하루들을 돌아보며 박음질처럼 나아가보기로 해요. 단단하게!
_에디터리 |
|
|
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에디터리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