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4 바쁠 때 나를 버티게 해준 것

2023. 11. 9.

지난번 유유히톡을 보낸 뒤로 매우 바빴습니다. <선명한 사랑> 출간 관련 일로 정신없었죠. 아마도 올해 들어 가장 열심히 살았던 2주였습니다. 근데 말이죠. 사람 일이란 게 그런가 봐요. 바쁠 때는 꼭 몸이 안 따라와 줍니다. 저는 추워지면 컨디션이 바닥을 기는 사람이라, 평소보다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일이 많다고 일을 더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여기서 조금만 더 일하면 ‘무리’라는 선에 닿을 것 같을 때 멈추었습니다. ‘최선’과 ‘무리’ 사이에서 보낸 2주였어요. 이런 바쁜 상황 속에서 저의 일상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순간들이 있었는데요. 이 순간들이 없었다면 아마 2배는 더 힘들었을 겁니다. 이번 유유히톡은 위트보이의 ‘바쁠 때 나를 버티게 해준 것’ 3가지를 소개합니다.

1. 보리차는 2티백이 굿룰

요즘 물가 장난 아니죠. 외식 물가도 너무 올랐고 마트 가서도 집었다 내려놓기 일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거의 유일하게 부리는 사치(?)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보리차 티백 2개 넣기입니다 ㅋㅋ

겨울이면 저희 집은 보리차를 끓여 마십니다. 큰 주전자에 물을 가득 넣고 끓인 다음 보리차 티백을 넣고 5분 정도 기다려줍니다. 그럼 어느새 집 안 가득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퍼지죠. 이때 티백 1개 넣느냐 2개 넣느냐에 따라 구수함의 농도가 달라지는데요(당연한 건데ㅋ) 티백도 아껴야지 생각하지만 그래도 팍팍 넣어줍니다. 갓 끓인 보리차를 후후 불어가며 마실 때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따듯한 보리차를 마시는 순간은 커피를 마실 때와는 또 다른 여유와 편안함을 줍니다. 커피는 하루의 출발선에서 마시는 거라면 보리차는 하루의 끝에 도착할 때 마시는 느낌입니다. 맛도 좋고 기분도 좋아지는 겨울의 보리차! 강추합니다!

2. 그릭요거트는 ♥️

지난 레터에도 소개했지만 저는 그릭요거트에 푹 빠져있습니다. 바쁠 땐 식사를 잘 챙겨 먹기 힘들잖아요.(너무 귀찮) 이럴 때 그릭요거트에 블루베리와 견과류를 ‘이 정도면 내 몸에 미안하지 않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팍팍 넣어 먹어줍니다 ㅋㅋ 간단히 먹지만 그래도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3. 오전 산책 = 마음의 스트레칭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있어서 아침마다 에디터리님을 차로 데려다주고 있어요. 집에 돌아오면 원래 바로 일을 해야 하지만 일부러 집 근처에서 짧은 산책을 합니다. 남들 출근할 오전에(나도바쁜데^^;) 여유 있게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색깔이 변하는 나뭇잎과 주변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걸으면서 생각도 정리되고, 오늘 하루를 열심히 보낼 수 있는 마음의 스트레칭을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바쁜 마감 시기가 왔을 때 일 잘하는 선배들은 뭔가 이상한 여유를 부리는 것 같았습니다.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점심도 제대로 먹고요. 속으로 저러면 언제 일을 다하지 싶었는데 역시나 6시 정각에 칼퇴 하는 건 언제나 그 선배들이었죠. (전 언제나 야근 ㅋㅋ)

돌이켜보면 바쁠수록 마음의 여유를 유지하는 것이 선배들의 노하우였던 것 같습니다(매우 중요).

갑자기 추워진 11월. 모두들 건강하고 여유 있는 시간들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위트보이 픽은 비비고 단팥 붕어빵입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이건 맛있겠다 싶어 집어왔습니다. 마침 1+1이라 단팥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을 골라 왔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에어프라이기에 돌렸습니다.(8분) 갓 데운 붕어빵은 꽤 뜨거워서 조심조심하며 접시에 담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입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찹쌀가루로 만들어 그런지 바삭하고 쫄깃했습니다. 무엇보다 단팥이 많이 달지 않은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전 단맛 헤이터ㅋ) 에디터리님과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집어먹으니 금방 한 접시 뚝딱이었습니다. 겨울 간식으로 꽤 괜찮은 아이템 같았습니다. (다음 날 먹은 슈크림 붕어빵도 맛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