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에서 가장 힙한 브랜드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성수동일 겁니다. 갈 때마다 새롭게 생기는 팝업 스토어와 가게들을 보고 있으면 그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면서 한편으로 언제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20년 전에는 홍대가 딱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멋있는 사람들은 다 홍대에 있었고, 힙한 옷 가게(이때는 힙이란 단어도 안 썼죠), 맛집, 카페, 전시 그리고 인디밴드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 수많은 밴드 공연장도 홍대에 있었습니다.
돈은 없지만 시간은 아주 많았던 20대 초반. 저는 주말엔 무조건 서울로, 홍대로 갔었습니다. 지방 출신이라 홍대에 아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그때는 그 공간에만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라떼는 4번 출구)로 나오면 느껴지는 번잡스럽고 웅웅거리는, 뭔가 신나는 일이 일어날 것 만 같은 그 공기가 좋았습니다.
밤늦게 끝나는 공연을 보고(앵콜은못봅니다ㅠㅠ) 집에 돌아갈 때 막차 시간에 늦을까 봐 부랴부랴 택시를 잡고 서울역으로 갔습니다. 택시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들으며 차창 밖으로 강변북로 풍경을 봤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첫 번째 선명한 도시의 밤 풍경이었습니다.
도시의 밤 풍경은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올빼미 성향인 저는 밤이 돼서야 도시가 깨어난 것 같이 느껴집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심야 식당 드라마 인트로 영상 같은 분위기랄까요? 이 영상을 좋아해 한 때 이 영상을 무한 재생으로 돌려놓고 맥주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끝내주는 도시의 밤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이곳을 소개하고 싶어 홍대 얘기로 시작했어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