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일입니다. 제가 너무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하다가 저 일하고, 글 쓰다가 딴짓하고, 공부하다가 SNS 하고.. 음.. 업무 성과도 왠지 떨어지는 것 같고 진득하게 하나만 집중해서 끝내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읽었는데 사람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냥 그렇게 느끼는 거지 실제로는 하나의 일을 하다가 빠르게 다른 일로 넘어가는 거라네요. 컴퓨터로 치면 alt 키와 tap 키를 눌러 윈도우 창을 왔다 갔다 빠르게 이동하는 거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집중력만 잃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든 상황입니다.
저는 우주 최고 콘텐츠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요. 이렇게 가다간 그 근처도 못 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내렸죠. 6월부터 집 나간 집중력 되찾기 프로젝트(a.k.a.스마트폰 멀리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제일 쉬운 것부터 해야겠죠?
첫 번째는 '욕실과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들고 가지 않기' 입니다. 그동안 유튜브를 보면서 샤워하던 습관이 있어서 이것을 고쳐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 첫 번째는 쉽게 성공!
두 번째는 산책할 때 산책만 하기
산책할 때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주변 풍경과 소리, 발의 감촉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뇌를 깨우고 정신을 리프레시 하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전에는 산책하면서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들었거든요. 심심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요즘에는 오히려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덧붙여 헤드폰을 썼을 때 갑자기 뒤에서 오는 전동 킥보드에 놀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주변 상황 변화도 바로바로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 두 번째도 성공!
세 번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앨범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기
여러분들은 음악을 어떻게 들으시나요? 대부분은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앱으로 들으시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습니다. 듣고 싶은 음악도 금방 찾을 수 있고 지금 유행하는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죠.
근데 뭔가 음악을 건성으로 듣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조금이라도 지루하면 바로 넘기고 다음 곡을 듣게 되더라구요. 이게 반복되니 이래도 괜찮은 건가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세션에 누가 참여했고 녹음 스튜디오까지 부클릿을 찾아보면서 들었는데 이제는 너무 쉽게 들을 수 있어 오히려 더 집중을 못 하는 느낌입니다. 이건 아티스트 분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매주 토요일 오후 1시간 정도 오직 음악만 듣는 시간을 정했습니다. 예전에 샀다가 구석에 처박아둔 LP 턴테이블과 CD플레이어를 꺼내 거실에 두었습니다. 북마크한 플레이리스트나 검색으로 음악을 찾는 게 아니라 음반 케이스들을 손으로 훑어보며 그날의 무드와 땡기는 음악을 골랐습니다. 예전엔 이게 당연한 거였는데 오랜만에 해보니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LP 음악을 듣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일단 처음에 커다랗게 프린트된 재킷 이미지를 감상합니다. 검은색으로 반짝이는 LP 판을 꺼냅니다. 먼지가 쌓였나 살펴보고 훅훅 입으로 불어 털어줍니다. 그리고 두세 바퀴 돌려줍니다. 왠지 모르지만 저는 꼭 이렇게 몇 바퀴 돌려줘야 LP 판을 듣는 느낌이 나더군요 ㅋㅋ
조심스럽게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바늘을 올려놓습니다. 1초 정도 스츠측 노이즈가 들립니다. 아! 이제 음악을 듣는구나! 몸이 반응합니다. 그리고 거실 바닥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고 음악만 듣습니다. 이때 스마트폰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둡니다.
처음엔 스마트폰이 하고 싶어 불안&초조(?) 했는데 이제는 음악에만 온전히 집중하게 됐습니다. 인트로부터 아웃트로까지 한 앨범을 꼭꼭 씹어 먹으며 들으니 뭔가 기분이 개운(?)해졌습니다. 물론 음악을 다 듣고 나면 바로 스마트폰부터 찾아 엽니다 ㅋㅋ
✅ 암튼 세 번째도 성공!
예전에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동기한테 한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넌 횡단보도 건너면서 껌도 못 씹겠다?ㅋㅋ” 놀린 적이 있었는데 지금 저에게 물어본다면 “야 그게 더 좋은 거야. 한 가지만 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집중력은 소중하니까요!😉
위트보이의 집 나간 집중력 되찾기 프로젝트는 올해 말까지 꾸준히 해볼 생각입니다. 위에서 적은 거 외에도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좋은 게 있다면 다음에 또 소개해 볼게요!
덧. 이 글을 쓰는 동안 저는 핸드폰을 몇 번이나 보았을까요? ㅋㅋ
위트보이 첫 번째 픽은 <키 안마기 그게 왜 궁금해? 내 앨범이나 좀 궁금해해 진짜!>에서 7분 58초 부터 8분 34초까지의 인터뷰 클립입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좋은 거를 보여주면 반드시 좋게 돌아와. 그러니까 나는 투자에 대해서 아끼는 게 없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면 돈은 따라오게 되어 있거든. 상환이 당연히 되거든, 사람들은 좋은 거를 사는 시대가 왔으니까.”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들의 소중함과 그 팬들을 위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매우 멋있었습니다. 콘텐츠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봐야 할 인터뷰라고 생각합니다.
위트보이 두 번째 픽은 포토 방명록입니다.
지난주 사촌동생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신기한 걸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조명을 받으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어서 뭔지 봤더니 포토 방명록이었습니다. 방명록은 방명록인데 인생네컷처럼 포토부스가 있어 포토 방명록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와 이게 요즘 K-결혼식 문화인 건가 ㅋㅋ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객과 신랑신부 양쪽 모두 기념이 될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였습니다.
1️⃣ 하루 건강 검진 보고
하루 부장님이 이번 주 월요일 정기 검진을 받고 왔습니다. 3개월 만에 방문한 병원에서 30분 정도 피검사와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습니다. 혹시나 이상이 있진 않을지 걱정하며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다행히도 밝게 웃으시며 “검진 결과, 수치가 ‘굉장히’ 좋아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고 천식 증세도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체중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구요. 진찰실에서 나오자마자 츄르 2개를 먹였습니다. 거의 10시간 금식이었어서 많이 배고팠던지 폭풍 먹방을 보여줬습니다.ㅋㅋ 갈 때는 배고프다, 병원 싫다며 많이 울긴 했지만 돌아올 때는 유유히 드라이브를 즐겼습니다.
다음 정기검진은 12월입니다. 그때까지 건강히 같이 잘 돌볼게요!
2️⃣ 유유히 6번째 계약 성료, 2024년 1월 출간 예정!
이번 주는 유유히가 오랫동안 좋아하던 작가님과 계약을 했습니다. 그분의 위트 있는 글을 정말 좋아하는 저로선 계약에 사인을 해주셨단 말에 저도 모르게 만세를 외쳤습니다! ㅋㅋ 어떤 분인지 궁금하시죠! 다음 주 유유히 인스타그램에서 공개할게요.
3️⃣ 우리의 제목은 <선명한 사랑>
11월에 나올 고수리 작가님 신작 산문집 제목이 확정이 되었습니다.
<선명한 사랑>.
고수리 작가님의 글과 조만간 공개될 표지와 매우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분들의 '선명한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
매번 뉴스레터를 어떻게 읽었는지, 조금이라도 나누고픈 이야기를 전해주실 때마다 에디터리와 위트보이는 인류애가 솟습니다. 한 줄이라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편히 두드려주세요. :)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 스님과의 차담 시간 좋네요. 커피를 끊고 차를 마시려고 하는데요, 우엉차 들고 캠핑의자에 앉아 창밖 풍경을 보며 멍 때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머릿속과 마음속 할 일의 리스트만 많아 바쁘다며 넘겼는데, 오늘부터 10분이라도 해봐야겠어요(마침 비도 오구요). 고수리 작가님 책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응원의 마음 한 자락 스을쩍 놓고 갑니다. ^^
_일상으로
💜 답장을 쓰고 있는 오늘도 비가 촉촉히 와요. 이런 날이면 더욱 초록 풍경에 눈을 두고 향긋한 차를 마시며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네요. 고수리 작가님의 책 정말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고맙습니다! _에디터리
📨 책추천너무좋다...요
_no id
💜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것저것 읽는 것들을 앞으로도 더 많이 꺼내볼게요.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힛! _에디터리
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에디터리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