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났다고,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여전히 햇빛은 뜨거운데 매미 소리와 함께 귀뚜라미도 울기 시작했고요.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8월 중순인 지금, 여름의 끝자락에서 남은 계절을 만끽하기 위해서 무얼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이러다 날이 추워지고 나서야, 아 그때 여름에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를 덜하기 위해서지요(그래서 매일 밤마다 여름밤엔 맥주지~ 하면서 냉장고 문을 열어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제 나름의 맛집(에디터리는 매우 예민하지 않은 혀 소유자, 대중적인 입맛으로 참고해주세요)을 공유하기 위해서 핸드폰 사진첩을 뒤적거렸습니다. (저의 주 활동지인 마포, 일산, 파주 한정이라 미리 죄송합니다 ^^;;;)
맛있는 음식 앞에서 괜히 사진을 찍고 식사를 시작하는 저의 습관이 이렇게 도움이 되네요. 올 여름 제가 즐긴 여름의 맛을 살짝 나눠볼게요! 가게 이름을 누르면 맛집 지도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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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자라 서울 마포구에서 오래 살았던 저에게 평양냉면 하면, 옛 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디자인실장님이 데리고 간 을밀대 본점(마포구 숭문길 24)이 떠오릅니다. 냉면집 한 바퀴를 도는 인파에 어리둥절했고, 육수 냄새를 맡으며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에 입장해서 빈대떡과 함께 이렇게 슴슴한 맛도 있구나 하면서 먹었어요.
공덕에 있는 ㅎ출판사 편집부 시절에도 종종 찾았었는데, 이후로 일산에 이사 와서는 을밀대 일산점이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줄을 서지 않는 한가한 시간에는 매장을 이용하지만, 주로 포장도 해다 먹습니다. 올 여름도 두 번 방문했네요. 고소한 메밀면의 맛과 식감이 좋고 깔끔한 냉면 육수가 속 깊이까지 더위를 덜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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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만큼이나 좋아하는 냉면은 함흥냉면입니다. 저는 평양이냐 함흥이냐 이렇게 첨예하게 갈리는 질문 앞에서 “뭐든 좋아유 (베시시)” 하는 충청도 스타일입니다. 함흥이면 비냉이 맛있기도 한데, 이 날은 물냉면이 땡겨서 물냉을 먹었고 진한 국물이 맛있었어요. 함흥냉면의 면은 전분이라고 하네요. 정동길을 간 김에 방문했던 강남면옥이었는데, 평소에는 부모님 모시고 공덕역 근처에 있는 아소정(마포구 백범로25길 9)에서 갈비찜과 함께 먹어요. 동생이 오랜 시간 준비한 시험을 끝내고 홀가분하게 고개를 맞대고 먹었던 그날의 점심도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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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역 8번출구 근처에 있는 중식당 은하루에서 올해 첫 중식 냉면을 개시했습니다. 중식 냉면의 특징은 땅콩소스와 겨자소스의 배합, 오징어, 해삼, 새우 등 해물을 올려주는 데 있죠(망원동에 있는 대표적인 중식당 가원에서도 즐겨 먹었는데, 퇴사를 한 뒤로 가지 않게 된.... 안녕 나의 맛집이여).이 글을 쓰고 있는데 입맛을 다시게 되는 건… ㅎㅎㅎ 아직 안 드셔보셨다면 여름 특선 메뉴인 중식냉면 어디선가 꼭 도전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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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트위터에서 파주에서 맛볼 수 있는 강릉 메밀막국수라고 해서 별표를 쳐둔 것 같아요. 파주에는 인쇄 감리 등 책이 출간되기 전이나 막 출간된 이후 교보문고 본사 미팅 등을 이유로 주로 방문하는데, 그때마다 길목에 들를 맛집을 찾아요. ㅎㅎ 이른 여름에 시원한 물막국수를 먹으며 잠시 강릉에 놀러 온 기분을 내보았던 날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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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정발산 근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이곳은 낮에는 헤어살롱, 저녁에는 와인바 앤 샵으로 변신합니다. 4인용 테이블이 하나 2인용 테이블 두어 개 놓인 이곳에서 와인 안주로 만난 것이 ‘꽈리고추 구이’였습니다. 올리브오일에 잘 구워 소금을 뿌려준 이 단순한 음식이 와인과 만나니 어떤 고급 안주 못지 않게 잘 어울리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꽈리고추를 좋아하는 제가 집에서 한 번 해봐야지, 하고는 이제야 사진으로 다시 보네요. ㅎㅎ 와인이든 맥주든 곁들이기 좋은 안주로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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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에는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이 생겨나는데, ‘도피’도 제가 작년에 회사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몰랐던 가게였네요. 계절마다 맛있는 재료로 맛있는 브런치를 만들어줍니다. 이날 올해 첫 수박주스를 맛보았는데, 카페에 도착하기 전까지 흘렀던 땀이 쏙 들어갈 정도로 시원하고 달게 마셨어요. 망원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미리 킵해두세요. (이곳을 저에게 소개해준 김소진 님께 특별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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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에 간다면 가야지 하고 별표 찍어둔 커피 맛집이었는데, 이제 저자 미팅도 하고 종종 가는 카페가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 하면 한강 에스프레소를 떠올리던 저에게, 또 다른 에스프레소 맛집이 되어주었지요. 여름의 메뉴로 오렌지 그라니따를 선택해봤어요. 달콤한 오렌지셔벗과 쌉싸름한 에스프레소의 조화가 끝까지 남김없이 먹게 만들었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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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에디터리's choice 2023 summer season 베스트 8"을 소개해봤어요. 체감 40도를 웃돌던 폭염도, '극한'이라고 붙이던 폭우도 어느새 지나가고 떠나가는 여름의 날들에 아끼던 플래그를 붙이는 마음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여름의 맛은 어디인지 답장으로 공유 & 제보 부탁드릴게요. 남은 여름도 무탈하게 모쪼록 즐거웁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보내기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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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 있던 서점 오키로북스가 합정 당인리발전소(서점 이름 아님 주의!!) 바로 코 앞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새로 빚은 두부마냥 아이보리빛 3층 건물에 입주한 것인데요. 와, 서점을 해서 서울로, 그것도 3층짜리 건물이라니!!! 하고 입이 딱 벌어지려는 찰나!
"근데 소장님. 여기 통임대는 얼마예요?"
"550만원에 내놓으셨어요."
"아~ 네"
(중략)
나중에 한 말인데 저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아반떼 사러 갔다가 벤츠 사 왔다고...
- <오키로미터 가정통신문> 특별호 중에서
오프라인서점의 위기가 왔던 코로나 시절부터 '성장을 파는 서점'으로 거듭난 오키로북스, 오팀장님과 김경희 대표님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직접 읽은 책들로 추천 코멘터리와 함께 100종을 채워둔 책장이며(소목장세미 님께서 인테리어를 담당하셨다고요!), 아직 올라가보지 않았지만 핸드폰을 맡기고 시간 이용권을 사서 입장하는 2층의 공간이며...!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서점이에요.
모두들 달려가서 돈쭐 내주고 지혜를 사보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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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부장, 투명 해먹에 드디어 안착!
집에 있던 캣타워 설치 2년 반 만에 드디어...! 하루 부장님이 투명 해먹에 들어가주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 일부러 넣어도 보고 장난감으로 유인해도 보았던 숱한 나날들이 지나가고, 거의 포기하고 있던 즈음에 문득 고개를 돌렸더니 저렇게 귀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위트보이는 본인 생일선물로 받은 캣타워가 이제야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감동에 겨워 했다는 소식.
(투명 해먹에 들어가면 저렇게 귀여운 고양이 발바닥 젤리를 볼 수 있어서 집사들에게는 로망이었다지요❤️ 앞발은 또 저렇게 소중하게 안 보여주는 건 뭐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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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둠칫 스테이션] EP71.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삶 (박혜미 편집자)
눈물 젖은 교정지, "울지 말고 평정심"을 외치며 작업한 그 책!
급박한 일정 안에서 한 중 일 대만 4개국 동시 출간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 그것이 가능하게끔 팀을 꾸리는 것도 편집자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
두둠칫 스테이션 최초의 게스트였던 박혜미 편집자님, 2년 만에 돌아와 오랜만에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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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뉴스레터를 어떻게 읽었는지, 조금이라도 나누고픈 이야기를 전해주실 때마다 에디터리와 위트보이는 인류애가 솟습니다. 한 줄이라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편히 두드려주세요. :)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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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oh!를 공유하고 싶어졌어요. 어제 오늘처럼 비가 마구 쏟아져 우산도 소용 없는 날이라면, 마음을 내려놓고 아- 시원하다- 하며 우산 속으로 들이치는 비를 싫어하지 않는 것이 제가 여름을 즐기는 하나의 팁(?)이랍니다. 그런데 위트보이님... 키읔 하나를 많이 쓰시네요ㅋ (ㅋㅋㅋㅋ)
_도리 📮
💚 이런 공유 완전 환영합니다! 저도 다음에 아- 시원하다-하며 빗속을 걸어봐야겠어요(위트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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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oh!가 나올 때마다 제멋대로 억양을 넣어서 읽게 되는 레터였습니다 ㅋㅋㅋ 출근하자마자 피식피식 웃고 있었네요
_M
💚 어떻게 아셨죠? 실제로도 oh!를 쓸 때마다 oh!를 외치며 썼어요 ㅋㅋㅋ (위트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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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소토!!! 제가 사랑하는 곳이에요. 애주가들이 사랑하는 공간... 이젠 넘 유명해져서 가기 힘들어졌지만요. 근데 대출판사 유유히 레터에 나왔다? 하~ 이거 참 곤란합니다!
_YS
💚 말씀처럼 애주가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될 만 하더라구요. 저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이제야 가봤던 아소토. 소문대로 술 마시기 위한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대출판사... 될 수 있겠죠?^^;) (위트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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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아 보내주신 스팟 전부 북마크 해놨어요! 언젠가 다 가볼 테야! 이번에도 알찬 레터 감사합니다. 😍😍
_준가
💚 이렇게 좋아해 주시다니 ㅋㅋ 다음에 또 풀어보겠습니다 😍 (위트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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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트보이님의 Oh! 포인트에 Oh! 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특히 파스타는 저의 Oh! 포인트에 넣고 싶어졌어요~ 퇴근 후 유유히 톡의 글을 읽으면 쌓였던 피로가 사르르 녹는 기분입니다! 제 Oh! 포인트에 유유히 톡 에피 읽기를 첫번째로 올려봅니다. 앞으로도 쭈욱 두 대표님의 즐거운 글들 기대할게요 :)
_다다
💚 다다님의 피로가 녹는 데 도움이 되었다니 기분이 좋네요! 그 말씀에 저의 오늘 하루 피로도 사르르 녹는 기분입니다. (위트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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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위트보이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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