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름을 좋아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나눌 때 ‘어느 계절을 제일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다 여름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괜히 더 반갑고 친근감이 들고요.
여름을 왜 좋아하냐고 물으신다면, 일단 제가 추위를 많이 탑니다. 저는 추울수록 컨디션이 안 좋은데요. 마치 한겨울 아이폰 배터리가 쭉쭉 떨어지듯이 컨디션이 쭉쭉 떨어집니다. 여름에 비해 겨울에 움직이는 에너지가 2~3배는 더 드는 것 같아요.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겨울에 더 표정이 어두운 것 같습니다.
슬리퍼를 신지 않으면 발바닥이 차가웠던 거실 바닥이 어느새 맨발로 걷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창문 사이로 선선한 밤바람이 불고, 가벼운 반소매티가 하나둘씩 거리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맥주가 전보다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안 그래도 맛있는데ㅋ) 이제 슬슬 여름 맞이 준비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두꺼운 이불과 겨울옷 들을 옷장 속에 넣고, 여름옷들을 꺼냅니다. 나프탈렌 냄새가 진하게 베어있어서 바로 세탁기로 직행입니다. 겨우내 먼지가 많이 묻어 있던 겨울용 커텐을 떼어내고, 여름용 하늘하늘 커텐을 꺼내 답니다. 한결 분위기가 시원해졌습니다. 그리고 에어컨 청소 예약을 잡습니다. 이 시기를 조금만 놓치면 예약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에 5월이 가기 전까지 해치워야 합니다.
고양이들 밥그릇 소독도 이즈음부터 자주 해줘야 합니다. 고양이들은 이빨보다 혀로 밥을 먹기에 그릇에 침이 많이 묻어요. 더운 여름에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들이 자주 토한다면 먹는 밥그릇을 소독해보세요. 끓는 물에 넣거나, 식기세척기 열탕소독 모드로 자주 세척해줍니다.
여름에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자주 보인다면 하루에 한번 끓는 물을 하수구에 부어보세요. 락스를 붓고 세제를 부어도 안 사라지는 놈들도 끓는 물에는 백기를 듭니다. 저는 커피를 마실 때 물을 넉넉히 끓여 싱크대와 욕실 하수구에 부어줍니다. 생각을 안 하고 있으면 까먹기에 이렇게 루틴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효과는 아주 좋습니다!!
여름맞이 준비로는 두 가지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첫번째는 우롱차를 냉침해서 마시는 겁니다. 자기 전에 물통에 물을 가득 붓고 우롱차 잎을 넣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끝! 간단하쥬?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를 열면 맛있는 우롱차가 만들어집니다. 땀이 나거나 목마를 때 음료수 대신 시원한 우롱차를 마셔보세요. 이게 그렇게 시원하고 향도 좋습니다. 이 노하우는 임진아 작가님의 책 <오늘의 단어>를 통해 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