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산책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들어 마음 편히 제대로 쉬어본 게 언제였지?'
올 봄 이후, 특히 도서전까지, 또 도서전 이후 쉼 없이 달렸던 것 같습니다.
일하고, 책 만들고, 홍보하고, 또 다음 일을 준비하고.
나도 모르게 아.. 피곤하고만.. 말하던 날이 많아졌습니다.
휴식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에는 목·금·토 3일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쉬어보기로 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책도 읽으며 정말 푹 잘 쉬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이번 연휴에는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짓(?)을 시작했습니다.
뭐냐구요?
두둥! 2031 벽돌책 쌓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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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9월 초쯤이었을 거예요.
책장에 꽂혀 있던 책 한 권을 무심코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독서는 보통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루에 한 꼭지씩, 자기 전에 10분 정도 읽었습니다.
책에 관한 책인데 예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3주쯤 지나니 자연스레 한 권을 다 읽었습니다.
그 책 제목은 장강명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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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꽂힌 책 속 문장입니다.
“저는 지적 지구력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일종의 ‘기초 정신력’이라고 봅니다.”
지적 지구력.
이 단어를 읽는 순간, 제 주변에 묘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요즘 깊이 생각한 후에 결론을 내본 적이 언제였지?'
최근 몇 년 동안 제 생활의 기본값은
'일단 움직이자. 그리고 움직이면서 다음을 생각하자'에 가까웠거든요.
이 마인드 덕분에 많은 일들을 그럭저럭 처리해왔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찜찜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생각의 깊이와 행동의 속도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너무 행동 쪽으로만 기울어진 건 아닐까 싶었던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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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문장을 만납니다.
“어쩌면 벽돌책 독서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이 단순하고 명쾌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
인터넷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한 쪽짜리 지식은 대개 엉성하거나
의미가 훼손된 상태임을 아는 것.
지적으로 겸손해지고 신중해지는 것.”
언제부턴가 모르는 게 있으면 유튜브부터 검색하고, 쉴 때는 짧은 콘텐츠를 찾아봅니다.
가끔 이런 제 자신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내가 검색한 것과 비슷한 것만 계속 보여주는 알고리즘 속에서
생각의 범위까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숏폼을 자주 접하다 보니 긴 호흡의 콘텐츠가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5분짜리 영상을 보는 것조차 길고 지루할 때가 있거든요.
얼마 전 라디오에서 90년대 노래를 우연히 듣고 처음 내뱉은 말이
“어… 노래가 왜 이렇게 길지?” 였습니다.
이런 경험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점점 짧은 것에만 절여지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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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을 다 읽고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이 책에 소개된 벽돌책 100권을 모두 읽어보자!!
(까짓 거 한 번 해보자! ㅋ)
저는 목표를 세우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는데요.
바로 목표 시각화.
이 책에 소개된 벽돌책 이미지 100개를 모아 가상의 책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일단 알라딘에 들어가 책 제목을 검색해서 책등 이미지를 일일이 다운받았습니다.
(교보와 예스에는 책등 이미지를 다운받는 기능이 없어요. 알라딘 잘한다)
그렇게 100권의 벽돌책이
책장에 꽂혀 있는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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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날, 동네 도서관에 갔습니다.
도서관에 있는 벽돌책들은 대체로 오래된 책들이 많아
그중 상태가 제일 괜찮은 책을 골랐습니다.
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전쟁』
무려 746페이지입니다 ㅎ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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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체부터 딱딱합니다.
고작 10페이지쯤 읽었는데 왠지 벌써부터 좀이 쑤시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걸 내가 왜 빌려왔지?”
스마트폰이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금만 지루해지면 딴짓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다 100페이지를 넘어가고,
1/3 정도를 지나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글의 리듬에 익숙해졌고, 책장을 넘기는 일이 전보다 수월해졌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스마트폰 생각도 덜 났습니다.
제 기준에는 적어도 벽돌책의 1/3 정도는 지나야
비로소 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저는 책도, 콘텐츠도 너무 빨리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지 없는지,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 나에게 필요한지 아닌지.
조금만 지루하면 다른 것으로 넘어갔지요.
그런데 벽돌책을 한 번 제대로 읽어보기로 마음 먹은 이상
도망갈 수가 없었습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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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권 읽는 것도 이렇게 빡센데 5년 안에 100권을 다 읽을 수 있을까요?
어쩌면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 (매우 높은 확률로ㅋ) 100권을 다 못 채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 해보려고요.
벽돌책을 한 권씩 쌓다 보면
책장만 높아지는 게 아니라
제 생각의 근육도 조금씩 단단해지지 않을까요.
이런 희망을 품으며 일단 첫 번째 벽돌을 올렸습니다.
앞으로 5년
벽돌책 100권 쌓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요?
일단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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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이 글을 읽고 저의 <벽돌책 쌓기 프로젝트>를 응원을 해주고 싶은 분들은
장강명 작가님의 2026년 화제작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 구매를 부탁드려요 ㅋㅋ
이미 구매하셨다면 주변 지인 선물용으로 1권 더 구매하시는 건 어떨까요?
장강명 작가님과 유유히에 큰 도움이 됩니다. 미리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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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코메 미소시루>
한낮은 아직 뜨겁지만, 이른 아침엔 반팔이 춥게 느껴질 정도로 제법 쌀쌀합니다.
이럴 땐 따뜻한 국 한 그릇이면 하루의 시작이 든든하겠죠?
요즘 저의 아침은 미소국에 두부를 넣어 간단하게 먹고 있습니다.
두부 하나 더했는데 든든하고 따뜻한 국물이 몸을 덥혀줍니다.
만드는 것도 간단합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완성입니다.
유부, 모둠 파, 미역, 두부 중에 맛을 고를 수도 있어요.
바쁜 아침에 제격이죠.
다른 즉석식품 미소키트보다 좋았던 건, 농도가 진한 미소소스가
간단히 먹기 좋고 따뜻한 아침식사를 찾는 분들께
<마루코메 미소시루>(내돈내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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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에세이 좀 읽는 사람들은 다들 이 책 한 권씩 산다고 하잖아요?
9월17일에 출간된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가
교보문고 '오늘의 선택',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에 선택되었습니다.(야호!)
<교보문고 MD의 한마디> 3년 만에 돌아온 장강명의 소설가의 에세이. 쓰는 기술과 자의식, 격변하는 업계와 AI, 곁을 지켜준 동료들까지 담았다. 오늘 하루치 구원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
<알라딘 MD의 한마디>
장강명은 변화를 따라가면서도 자신이 왜 소설을 쓰는지,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다시 묻는다. 3년 전 ‘헌신할수록 더 좋아지는 직업’이라 말했던 사람답게,
여전히 소설로 밥벌이를 하면서 이 일을 계속할 이유를 찾는다.
10년 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3>으로 이어질
그의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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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온라인 독서모임으로 소설가 장강명의 본업분투 에세이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를 만나요!
그믐에서 10월부터 함께 읽어요! (신청기간이 지나도 함께 할 수 있어요)
[함께 읽기 안내] 💌모임 안내 • 신청 기간: 9/22(화)~9/30(수) 10일간 • 활동 기간: 10/1일(목)~10/22일(목) 22일간
10/1(목)~10/7(수) 도서 준비 1부 읽기 10/8(목)~10/14(수) 2부 읽기 10/15(목)~10/21(수) 3부 읽기 10/22(목) 못다 한 이야기, 참여 소감
▶ 진행 방식 - 매주 읽을 범위에 대한 발제 및 질문을 공유해드립니다. (유유히 에디터리) - 그믐 모임 내 댓글로 자유롭게 감상을 나눕니다. - 책을 읽으며 생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열심히 참여해주신 분들께 ‘그믐 수료증’을 발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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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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