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했을 때의 일입니다. 호주인에게 중고제품을 산 적이 있었어요. 꽤 큰 물건이라 집까지 어떻게 들고 가지 걱정했는데, 제가 만난 호주인은 매우 친절한 분이었습니다. 자기 차로 집 앞까지 배달해주겠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편하게 물건을 옮길 수 있었죠. 돈을 지불하고 고맙다고 말하니 그 호주인이 방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No worries! Bye~”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말은 격식을 차리는 말이 아니라, 친근한 사이에 주고받는 캐주얼한 표현이었습니다. 10년도 더 넘은 일이지만, 시원한 포카리스웨트 한 잔을 마신 듯 산뜻하고 청량했던 그 표정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납니다.
작년 12월에 개업하고 꽤 많은 유유히 독자분들을 만났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 특히 기억이 남는데요. 만나자마자 “유유히 책 잘 읽었다. 기사로 사정을 알았다. 정말 고생 많았다. 앞으로 불꽃 홍보를 하겠다” 말씀하시며 저희를 칭찬 감옥에 가두는 분이었죠.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드렸습니다.(1인출판사를 운영하니 모든 게 감사하기만 합니다ㅠㅠ)
감사하다는 저의 말에 독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니에요! 다음에도 좋은 책 만들어주세요~”
이 말을 끝으로 밝게 웃으며 돌아서는 독자님의 뒷모습을 보니, 문득 10년 전 문앞에서 헤어진 그 청량한 호주인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유유히를 좋아해주시는 독자분들이이 호주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유히 독자님들은 저희가 고맙다고 말하면, 밝게 웃으시면서 이렇게 얘기할 것 같거든요.
"No worries!"
그날 밤 집에 돌아와 하루냥 엉덩이를 두드리며 소파에 누워 있는데 자꾸 그분의 뒷모습이 생각 났습니다. 그분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시간을 내서 유유히 독자분들 얼굴을 보며 직접 얘기하고 듣고 싶어졌습니다. 거창하진 않아도 소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당장 실행하자! 이런 생각 끝에 유유히와 독자들이 만나 이것저것 쿵짝쿵짝 해보는 소규모 오프라인 모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ㅋㅋ (실제로 유유히를 아끼는 만큼 걱정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더더욱 이 이름을 떠올리게 되었고요)
모임 이름은 <No worries club>
모임 주제는 다양합니다. 북토크가 될 수도 있고, 출간 전 원고를 미리 읽어보는 모임이 될 수도 있겠죠. 날씨가 좋으면 한강에서 치맥도 하고 싶습니다. 얘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냥 사는 얘기를 나누어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No worries club>를 통해 유유히 독자분들과 친근하고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첫 번째 <No worries club>은 아마도 유유히 두 번째 책이 나오는 6월에 시작할 것 같아요. 그때까지 사부작사부작 준비하고 있을 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그럼 조만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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