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54호 "편집탐독" 연재 2회차
<우리가 팔고 있는 것과 독자가 마주하기를 원하는 것 사이에서>
🖤 이랑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이야기장수)를 보며 송강원 <수월한 농담>을 떠올렸습니다. 기다린 줄도 몰랐던 이야기가 터져나올 때 독자들은 열렬히 환호를 합니다. 6페이지 꽉 채운 리뷰를 반갑게 읽어주세요 😌
✍🏼 한없이 개인적인 슬픔의 쓸모
'슬픔과 고통을 마주하는 책은 팔기 어렵다' 책을 만들면서 으레 떠올리는 생각이다. 서점을 둘러보라. 출판은 어떻게든 희망찬 내용과 긍정적인 제목으로 해낼 수 있다 는 믿음을 팔고, 되고 싶은 욕망을 건드린다. 여기서 더 나아질 수 있는 노력과 자기계발 방법, 혹은 불변의 지식을 알려준다.
마냥 슬픔으로 끝나는 책은 출판사에서 내키지 않아 한다. 슬픔은 ‘부정적 감정’이니까. 이 책을 왜 사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기까지 오래 걸린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같은 사회적 슬픔이라면 읽어야 할 공적 이유라도 있을 테다.
‘남의 인생이 궁금하지 않아 에세이는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앞에서, ‘당신이 살아가면서 느꼈으나 해결되지 않은 어떤 감정이 궁금해진다면 에세이가 도움이 될 거예요'라는 말은 애써 덧붙이지 않는다. 설득에는 힘이 든다. 그 힘이라는 건 책을 손에 들기까지의 문턱의 높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한없이 개인적인 슬픔은 어떻게 독자를 만나야 할까. 나는 그럼에도 글을 통해서만 나눌 수 있는 마음이란 게 있다고 믿으며, 에세이를 만들고 에세이 독자들을 만난다.
우리는 타인의 지독한 슬픔을 통해, 역설적으로 나만이 겪는 슬픔이 아님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그제야 책은 비로소 고통을 뛰어넘어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 도록 힘을 쥐어주는 절실한 위로로 가닿는다.
- 연재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