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애니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1초의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습니다.
이름이 곧 장르가 된 작품, 〈카우보이 비밥〉입니다.
1998년작입니다. 조금 있으면 30주년인데요. 지금 봐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련되었죠.
2071년 인류는 태양계 전역에 퍼져 살고 있고, 지구는 사고로 황폐해진 상태입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현상금 사냥꾼(카우보이)들이 낡은 우주선 비밥호를 타고 현상금을 쫓아다니는 이야기입니다.
과거를 등진 전직 갱단 스파이크, 전직 형사 제트, 허세 뒤에 상처가 있는 페이, 천재 해커 소녀 에드, 그리고 너무너무 귀여운 웰시코기 아인까지 캐릭터들의 개성이 매력적으로 펼쳐집니다.
음악도 빼놓을 수 없죠. 칸노 요코가 만든 OST는 재즈, 블루스, 록, 플라멩코, 헤비메탈을 에피소드마다 다르게 쓰는데요. 작품을 탄탄하게 받쳐줍니다. 오프닝 곡 'Tank!'는 지금도 전 세계 재즈 페스티벌에서 연주될 만큼 유명합니다.
26화짜리 옴니버스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다 보고 나면 하나의 긴 이야기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가."
앞으로 달려나가는 척 애를 쓰지만 사실 과거에 발이 묶인 스파이크를 보다 보면, 결국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멀리 도망치지 못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