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유유히 출간 목록
고수리 <쓰는 사람의 문장 필사> (5월)
단춤 <감정 사전> (7월)
송강원 <수월한 농담> (9월)
윤이나 <신이 떠나도>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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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끝을 향해 가는데, 마음은 이상하게 분주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레터를 쓰는 이 시간만큼은 차분히 유유히를 돌아보고 저를 돌아볼 시간인 것 같아요. 유유히는 올해 부지런히 4종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3년 차, 12권의 책을 내고 부지런히 달려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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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내내 신간을 내고 바쁘게 달려오면서도, 출판시장의 축소를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었습니다. 신간의 배본 부수(서점에서 처음 가져가는 초도 물량)가 작년에 비해 반 혹은 반의 반으로 꺾였거든요. 신간이 출간되었는데 겨우 500부(온라인3사, 도매유통사) 가져가서, 초기 판매가 없으면 바로 반품, 재주문이 안 들어오는 혹독한 상황이 닥친 거죠(이미 이런 경우를 겪고 있는 출판사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긴 했었습니다만, 유유히에게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ㅠ).
배본 부수가 왜 중요한가. 아무래도 많이 가져갈수록 매장에 진열이 될(우리가 흔히 서점에서 보는 매대 위에 깔려 있는 책) 확률이 크고요. 그럼 자연스레 책을 발견하고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죠. 신간인데 애초에 매장에 1~2권 들어간다? 매대도 거치지 않고 바로 서가에 꽂히는 슬픔... 누군가 책을 정확히 검색해서야 비로소 찾는 책이 됩니다.
배본 부수가 왜 중요한가. 책을 만드는 데 투자한 디자인 비용, 제작 비용, 작가님의 인세(유유히는 초판 부수를 판매와 상관없이 바로 정산합니다) 등 당장 정산해야 할 비용을 회수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송년회 자리에서 만난 동료는 이렇게 정리해주더라고요. "우리 사업은 천만원 투자하고 하루에 1만원, 2만원 쫌쫌따리 버는 거야" 통장에 거래처 정산이 스치고 나면 텅 비고 마는 날들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늘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투자 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낼 것인가. 대형서점은 이미 책이 넘치기 때문에 좋은 책을 발견하려는 노력보다, 이미 그간의 자료(작가의 전작, 출판사의 판매 영업 실적 등)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물량만 가져갑니다. 이미 작가가 유명하고 판매 보증이 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신인 작가, 새로운 분야로 도전하는 작가의 책이 파도를 일으키기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기획을 하고, 책이 될 원고를 매만지고, 이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잘 가닿을 수 있을 거란 부푼 희망을 안고 고이 내보내려던 중에, 이렇게 무릎이 꺾이는 미팅을 하고 나면 한동안 그 부글거리는 마음을 잠재우기가 꽤 어렵습니다. 1인출판사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책이 출간되기 전 신간 미팅을 다닐 때 당장 눈앞의 담당자의 반응에 따라 어깨가 축 처지고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높아진 불안을 슬그머니 알아채곤 합니다. 그 맘 나도 알지, 싶어 끄덕이고 말죠.
"예전에는 이 좋은 책을 어떻게든 합심해서 판매를 일으켜보자 의기투합해주는 담당자님들이 있었는데 말이죠..."
1인 출판을 하고 있는 동료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에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같이 말끝이 흐려지고 표정이 잠시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OOO MD님은 관심도 갖고 밀어주시죠?" 오랫동안 책을 읽어오며 동료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담당자의 존재란 얼마나 귀한가! (제발 오래오래 버텨주십시오)
우린 구색 맞추기로 최소한만 가져갈게, 판매는 출판사가 어떻게든 일으켜봐. 잘 팔리면 더 주문 넣고. 귀 닫고 입 닫고 스스로 벽이 되길 택한 담당자와 미팅을 한 날 이후로, 그 분함을 잊기까지,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수없이 되돌아보며 평정심을 찾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걸렸네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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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통과하는 일> 박소령 대표도 책에서 내내 울고 있잖아요. 사업 너무 힘들다고. 주변 대표님들도 매번 만날 때마다 너무 힘들다고 울고 있는데, 나만 여태 한 번도 운 적이 없는 거예요 ㅎㅎㅎ 나만 이상한가. 내가 잘못된 건가. 오히려 회사 다닐 때 나는 늘 울고 다녔지."
얼마 전 친한 대표님에게 이렇게 말해놓고 당장 며칠이 안 되어 혼자 회사 사무실에서 울게 될 줄 몰랐습니다. 여러 속상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 혼자 크리넥스 한 장 얼굴에 올려 눈물을 콕콕 찍어냈습니다.
.... 와, 나 울었네. 이제 진짜 사업을 하는 사람이 된 건가.
3년을 꼬박 채우고, 눈물 잠깐 흘리고 나니 분기탱천 모드가 되더라고요.
따져야 할 일을 따져묻고, 손해를 보상받고,
마침 도래한 유통 계약 갱신 시기에 원하는 공급률을 다시 협상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주는 나름 재정비하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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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연말을 보내며, 요즘 제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간절함'입니다.
이제야 3년, 땅을 고르고 골라 단단하게 다진 것 같아요.
이제야 0에서 시작하는 출발선에 선 설렘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오늘의 레터는 마치 채연의 눈물 또르르 같은 흑역사 인증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요즘의 마음을 어느 정도 툭 터놓고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유유히톡을 읽어주시는 분들과 벌써 3년이니까, 이 정도 사이는 되는 거라 믿으면서요.
한 가지 틀림없는 사실은 유유히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책에 오로지 진심밖에 없고,
유유히 책들을 알리기 위해 노심초사 고군분투 부지런히 달리는 날들로
남은 2025를 보내려 합니다.
어디서든 유유히 책을 만나면 쓰담쓰담 응원의 손길을 보내주시길요.
눈물 닦고, 새해에는 더욱 씩씩하게 걸어가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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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너무 매력 있어! 유튜브계의 신성 김민경 편집자
지난 2주간 저를 가장 많이 웃겨준 사람. 민음사TV에서 배출한 유튜브 스타. 김민경 님을 영업해봅니다.
민음사TV에 첫 등장을 했을 때, 한강 벤치 옆에서 뉴진스 춤을 추던 이 사람 예사롭지 않다 싶었는데요. ㅎㅎ 어느새 제가 보는 모든 채널을 하나씩 섭렵해가고 있습니다. 머니그라피의 <영화표는 안 팔려도 야구장은 매진 행렬? 불교박람회 흥하는데 영화만 안 되는 이유(w. 김민경, 변승민, 이광민, 이종범) | 토킹 헤즈)를 보고, <B주류 초대석> 1, 2편을 보고, <이종범의 스토리캠프>를 보시길 권합니다.
이야기를 사랑하고 이야기에 빠져 사는 사람을 보면 왜 이렇게 행복이 쉽게 전염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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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원 <수월한 농담> (화광신문) 서평 - 김성신 출판평론가
<수월한 농담>은 어두움에 잠긴 회고록이 아니다. 이 책은 상실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세계의 잔광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며, 애도가 삶을 회복시키는 문법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조용하지만 힘 있는 문장으로 보여준다.
에세이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런 지점, 한 사람의 사적 체험이 보편의 감각과 맞닿은 지점에서 발생한다. 저자는 감정의 과잉 없이, 그러나 문장의 온기를 잃지 않으며 그 과정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이 완성되는 마지막 자리에서 그것을 정리하고 환하게 밝혀주는 과정이다. <수월한 농담>은 그 사실을 담담하지만 감동적인 방식으로 증명한다.
: 함께 나누고 싶어 가져와보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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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컨티뉴드 장강명 <'AI를 사용한 원고는 당선 취소' 조항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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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의 일상화로 ‘AI·인공지능’ 관련서 출간 2,000종 돌파
2025년 출판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을 관통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AI’였다. 전 산업에서 활용이 확산되고 ‘챗GPT’ 등 일상에 깊이 스며든 AI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관련 도서 판매와 출간 모두 급증했다. ‘AI·인공지능’ 관련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5% 상승했으며, 올해 출간된 신간 역시 작년 1,308종에서 1.8배 늘어난 2,327종을 기록했다. (출처 : 채널예스)
AI 많이 활용하고 계신가요? 여전히 쓰는 시간이 길지 않지만, 저는 조금씩 챗GPT와 친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누구나 글을 쓸 때면 챗GPT를 활용하는 게 일상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체감이 되는데요.
장강명 작가님은 지난 6월에 출간된 <먼저 온 미래>를 통해 AI가 우리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특히 문학계에 예상되는 미래를 그려주셨는데요, 신춘문예 공모가 시작된 12월, 문예지와 신문사 등에서 볼 수 있는 'AI를 사용한 원고' 당선 취소 조항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이번 연재 글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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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씀 라디오>
망원동 작업책방 씀의 책방지기였던 이미화, 윤혜은 작가님이 라디오로 돌아왔습니다. 작업책방 씀 두 분의 책 소개 유튜브를 사랑했던 저로서는 너무 반가웠어요.
이번 4화에는 <신이 떠나도> 윤이나 작가님을 초대해주셨는데요! :)
"한 해가 바쁘게 떠나가고 있어도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소설" "읽고 난 마음이 한결 튼튼해지는 기분이 드는 소설"이라 소개해주셨습니다. (감격)
책을 매개로 한 다정한 목소리가 그리우신 분들께 씀 라디오를 추천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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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
EP162. 2025 올해의 책을 맘껏 떠들어보자(ㅎㅇ&에디터리) [커피타임]
기다리고 기다렸을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두둠칫 스테이션> 두 호스트의 만남! (이것이 일 년에 한 번이라는 것이 놀라운 ㅋㅋㅋ) 신나게 즐겁게 내가 재밌게 읽은 책을 맘껏 영업하는 2025 올해의 책!
에디터리의 픽
<블랙 버드의 노래> 크리스천 쿠퍼
<오춘실의 사계절> 김효선
<기타를 작게 치면서> 이랑
ㅎㅇ의 픽
<증명과 변명> 안희제
<불이 켜지기 전에> 김소미
<기쁨의 황제> 오션 브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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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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