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끝났습니다. 3월부터 사부작사부작 준비했던 도서전이 드디어 마무리됐습니다.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아 그런지, 아침에 눈을 뜨면 강남 코엑스로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가면 안 돼)
고백하자면, 도서전 기간 동안 제가 간 곳은 딱 세 군데였습니다. 유유히 부스, 화장실, 그리고 주차장이었죠. 일산에서 강남까지 왕복 운전을 하고, 짐을 나르고 정리하고 부스를 운영하느라 도저히 다른 곳을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끝나면 완전 뻗어버렸죠. 누우면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ㅋㅋ 결국 도서전에 5일이나 있었지만 제대로 본 게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월요일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보며 뒤늦게나마 도서전을 대리 체험하고 있습니다.
‘우와 이런 걸 했었네’
‘이거 준비하느라 마케터분들 진짜 고생 많았겠다’
‘이런 콜라보까지 있었어?’
직접 현장에서 감탄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뒷북이라도 즐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뭐랄까… 도서전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저의 도서전이 시작된 느낌입니다.
이번 유유히톡은 ‘유유히 도서전 총결산 part.1’의 느낌으로 정리해볼게요. (part.2는 에디터리님께서 다음 주에 해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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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래서 돈은 벌었어?
도서전이 끝나자마자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네! 벌었습니다! 대략 작년 매출의 두 배 정도였네요.
부스 인테리어 비용(현수막, 액자, 바 테이블, 커피잔, 사이드 테이블)은 대략 37만 원이 들었습니다. 도서전을 진행하다 보면 쓰레기가 많이 나와 마음이 쓰였는데요. 이번에는 처음부터 재사용 가능한 제품들로 구매했고, 도서전이 끝나고 모두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이 마치 유유히 부스처럼 되어버렸습니다.(끝나지 않은 기분은 덤ㅋ)
배송비를 아끼려고 직접 창고에 가서 책을 받아왔습니다. 몸은 좀 고생했지만 덕분에 배송비는 기름값 정도로 줄일 수 있었죠. 간단한 책자나 굿즈는 직접 디자인해서 디자인 비용도 크게 줄였습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고정비와 일회성 비용을 줄이는 게 정말 중요하니까요. 어떻게하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유유히 부스가 밝고 예쁘다며 칭찬해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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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억에 남는 장면들
1)유유히는 신뢰 사회
도서전 동안 유유히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단춤 작가님의 『낮잠』 부채를 드렸어요. 한 독자분이 이벤트에 대해 물어보신 후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는 걸 보고 바로 부채를 드렸더니
“어? 확인 안 하시나요?”
“네, 괜찮아요. 신뢰 사회니까요 ㅎㅎ”
“고맙습니다. 신뢰해주셔서 ㅋㅋ”
별것 아닌데 계속 잔잔히 웃게 되는 기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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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첫 인사
강원 작가님이 그란데 북을 홍보하기 위해 부스를 방문해주셨습니다. 저도 처음 작가님을 뵙는 거라 조금 긴장했었는데,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쾌활하고 멋진 분이셨습니다.
바 테이블 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작가님께서 스크린으로만 보던 글을 종이에 인쇄된 활자로 보니 느낌이 새롭다고 하셨어요. 부스 앞에서 직접 독자분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마치 아이돌 데뷔 전 무대 같았습니다. 한 독자분이 "유명해지기 전에 살게요!"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실현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유유히가 에세이 맛집이잖아요. 강원 작가님의 글이 정말 좋습니다! 올 가을에 출간될 강원 작가님의 첫 책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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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그란데 북 프로젝트
이번에 선보인 그란데 북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3일만에 완판했죠. 그란데 사이즈 컵에 출간예정 원고로 만든 미니북과 커피 드립백을 담은 콘셉트가 유유히 북 바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기획 일을 하며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역시 좋은 반응과 매출이 함께 따라올 때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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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마음에 들면 유유히더라고요
한가할 때는 독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한 독자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남겨봅니다.
“이상하게 마음에 들면 유유히더라고요!”
와… 이건 정말 2025년 최고의 코멘트가 아닐까요. 듣자마자 피로가 싹 풀리고 도파민이 터졌어요. 고농축 아르기닌도 이 정도는 아닐 겁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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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 엄마만의 방
<엄마만의 방>이 서울국제도서전 선정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에 선정됐습니다. 처음엔 여러 상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상식에 작가님과 디자이너님, 에디터리님이 가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울렁거리더군요. 책을 만들면서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 인정받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엔 대상을 노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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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반가운 얼굴들
한 줌인(하지만 소중한) 제 지인분들도 유유히 부스에 와주셨는데요. 위트위트 때 인연을 맺은 분들이었죠. 다들 바빴을텐데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예전 직장에 함께 다녔던 선배님도 와주셨어요. 거의 10년 만에 뵙고 인사를 드렸네요. 같이 일할 때는 온라인 마케팅쪽을 담당하셨는데 지금은 유튜브 기획&관리 업무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오랜만에 만나 무척 반가웠습니다. 부서는 달랐지만 실은 그 선배를 많이 따랐었거든요. 위트있고 다정하고 일도 잘하셨죠. 저는 급박하게 일이 몰릴 때 심리적 압박을 많이 느끼는데, 이분은 아무리 바빠도 항상 여유 있어 보이는 모습이 멋져보였습니다. 암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습니다(물론 책도 사주셨습니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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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
에디터리님이 한겨레와 올차캠프에서 진행했던 강의 수강생분들이 부스에 찾아오셨어요. 그중에는 취업 소식을 전하며 명함을 건네기도 하셨습니다. 제가 뿌듯했습니다.
에디터리님의 지인들과 업계 선배님들도 많이 와주셨는데요. 작년엔 책마을 테이블 하나로 시작했는데, 올해는 부스 1칸을 마련해 도서전에 나온 모습을 보며 사세(?) 점점 커지는 거 아니냐며 자신 일처럼 좋아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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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계산할 때 조용히 "유유히톡 구독하고 있어요"라고 말씀하는 독자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글을 오랫동안 지켜봐주시는 구독자님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평소에 구독자님들께 궁금한 게 있었거든요. 기회가 될 때마다 여쭤보았지요. 출판사 뉴스레터에 살림템을 추천하는 것보다 책을 더 추천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떠시냐고요. 근데 결론은 모든 분들이 살림템 추천을 더 원하신다는 의견을 주셨어요.(응??)
예상 밖 의견이지만 ㅋㅋ 의견을 적극 반영해 출판사 뉴스레터지만 앞으로 살림템을 더 열심히 추천해보겠습니다!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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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독자분들의 응원 >> 고농축 아르기닌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를 먹어가며 진행한 2025 서울국제도서전. 덕분에 고농축 아르기닌 인간이 되었지만, 독자분들의 응원을 직접 받고 돌아오니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다시 1년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운을 얻었지요. 늘상 드리는 말씀이라 식상하실 수 있지만 독자분들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큰 힘이 되거든요. 다시 한 번 유유히 부스에 와주셔서 감사드려요.
일단 내년 도서전은 쉬자고 에디터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이러다 진짜 골병 들겠더라고요ㅎㅎ 지난 일요일에 올린 릴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에디터리님은 벌써부터 들떠 있습니다(대체 왜?) 일이 어떻게 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 답은 다음 주 유유히톡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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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트보이 픽: 『다시 그리는 한국프로야구사』
이번 위트보이 픽은 도서전 기간 동안 옆 부스였던 '이후진프레스'에서 구입한 『다시 그리는 한국프로야구사』입니다. 어떤 책을 살지 고민하다가, 흥미로운 제목과 이 책을 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마음이 끌려 선택했습니다.
제 야구 인생은 1999년에 시작됐습니다. 야구팬이라면 바로 떠오를 텐데요. 바로 한화 이글스가 우승한 해입니다! 잠시만요, 어디선가 “한화가 우승했다고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해 한화 이글스의 스쿼드를 보시면 충분히 납득하실 겁니다. 지금도 야구팬 사이에서 회자되는 정민철, 송진우, 구대성이라는 레전드급 투수진이 있었고, 홈런왕 장종훈이 4번 타자로 뛰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어떠세요! 정말 우승할 만하지 않나요?
그때 저는 천안에 살고 있었는데, 한화가 우승하던 날 온 동네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한국화학'의 줄임말인 한화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듯, 화려한 불꽃놀이로 밤하늘을 가득 채웠습니다. 아직도 그 밤 화려하게 터지던 불꽃놀이가 생생히 기억나네요.
네 맞아요. 그후로는 한화 이글스는 우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잠깐 눈물 좀 닦고요)
지금 저는 야구보다는 축구 쪽으로 관심이 많이 넘어갔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다시 야구장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프로야구의 역사에서 놓칠 수 없는 순간들과 흥미로운 일화들을 연도별로, 만화로 재밌게 풀어놓아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한화 이글스의 또 한 번의 우승을 간절히 기원하며, 한국 프로야구 40년의 역사를 유쾌한 그림과 이야기로 만날 수 있는 『다시 그리는 한국프로야구사』를 추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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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리는 <인생의 작은 숙련가를 위한 감정 사전> 서점 미팅 중...
도서전이 끝나고 여유로이 배본 준비해야지 했지만, 여유는 사치다.... 🫠
월요일부터 출간 소식 메일 돌리고 이벤트 확정하고 만들고 주문 넣고 작가님 사인 작업하고 그 옆에서 보도자료 쓰고 오늘은 알라딘과 예스24 미팅 완료🙆🏻♀️
언제나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만나뵙고 갑니다 💚💚💚
새 마음으로 2025 하반기 시작해야지 우리답게 한 걸음씩 유유히 걸어가기로. 함께 걸어요! 🍀🦦
<인생의 작은 숙련가를 위한 감정 사전>은 다음주 7월 3일에 배본됩니다!
서점별 굿즈 이벤트도 기대해주세요 (굿즈는 선착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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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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