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뜻밖의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지난 2024 서울국제도서전 때 사은품으로 <기억을 먹는 아이> 부채를 제작했던 업체에서 발송한 메일이었죠.
제목은 ‘위트보이님, *****입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한 번 연락한 적 있는 업체라 스팸 같지 않아 조심스레 열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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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객님
작년에 저희 부채를 주문해 주셔서 먼저 감사 말씀 드립니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지고 여기 저기 행사가 많은 계절인데요
부채 제작 시즌이 되어 고객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행사 홍보하기에도 좋고
콘서트 같은 행사에 나눔하기 딱 좋은 부채...
시원한 여름 준비, 저희 ******와 준비해 보시는것은 어떨까요?
제작 계획 생기시면 언제든지
저희 ****** 사이트에 편하게 들러주세요!
"행복은 방향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 칼 로저스 (Carl Rogers)
바람처럼 부드럽고, 햇살처럼 따뜻한 하루하루가
고객님의 곁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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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푸시, 문자, 이메일… 광고 메시지는 늘 넘쳐나고, 보통은 읽지도 않고 삭제하죠. 그런데 이 메일은 몇 번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업체에 주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단순한 자동메일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적절한 시기에, 제가 필요로 하던 것을 정확히 건드려준 문구들 덕분에 ‘그래, 이번에도 여기서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거죠.
저렴한 비용으로 행사 홍보하기에도 좋고
콘서트 같은 행사에 나눔하기 딱 좋은 부채...
시원한 여름 준비, 저희 ******와 준비해 보시는것은 어떨까요?
이제까지 많은 굿즈 업체들과 일했지만, 시즌에 맞춰 다시 연락을 준 곳은 처음이었습니다. 단체 메일이긴 해도 이런 식으로 고객의 니즈를 생각하고 영업을 하는 곳이라면 신뢰가 갔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곰곰 생각해보니 지난 번 작업 때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다음에도 또 이용해야지' 마음먹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 부채 제작은, 자연스럽게 이곳과 다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칼 로저스 명언이 킬 포인트였습니다. 거기서 마음이 완전히 넘어갔어요.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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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제작은 확정했고, 그 다음 이번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위한 여러 할 일 가운데 시트지 출력 및 시공 업체를 찾았습니다.
처음엔 작년에 해본 지인이 이야기해준 비용을 듣고 ‘시트지 없이 해보자’고 했다가, 회의를 거듭할수록 우리가 구상한 부스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서는 배경이 꼭 있어야겠더라고요. 돈을 들이는 만큼 티가 날 것이다. 무엇보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유히 전문 디자이너님께 부스 배경 디자인을 의뢰하기로 하고, 시트지 시공을 결정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어이쿠 꽤 큰 예산이 들더군요. 숫자를 보는 순간 도서전 동기부여가 저절로 되었습니다(팔자! 팔아야 한다!!!). 😅
여러 시공업체에 연락을 돌렸습니다. 예약이 이미 끝났거나, 연락이 어렵거나, 응대가 별로거나… 선뜻 마음이 가는 곳이 없었습니다. 특히 첫 번째로 문의한 업체는 며칠을 끌다가 결국 '못 한다'고 통보해왔습니다. (내 시간 돌려줘 ㅠㅠ) 결국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으로 한 군데 더 연락해보기로 했습니다.
별 기대가 없었는데 마지막 업체는 응대부터 달랐습니다. 첫 인사부터 또랑또랑하고 신뢰감 있는 목소리. 엇? 느낌이 괜찮다 싶었죠. 문의하자마자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그건 됩니다.” “그건 어렵습니다.” “이 일정까지 마감해주셔야 합니다.” “입금 후 작업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숙련된 조교처럼, 빠르고 명확하게.
하마터면 제가 놓칠 뻔한 포인트까지 짚어주셨습니다.
전화를 끊고 확신했습니다. ‘여기다. 여기는 일을 잘하는 곳이다.’
화려한 말 없이도, 고객이 궁금한 걸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가격은 처음 연락했던 곳보다 조금 비쌌지만, 이곳에서 견적을 받고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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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겪으며 새삼 느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적절한 때에 정확히 도와주는 것' 이라는 걸요.
이걸 다른 말로 바꾸면 '영업의 한 끗'이 되겠죠.
부채 업체는, 행사 부채를 제작한 사람이 다음 해에도 비슷하게 제작할 거라는 데이터를 갖고 있었을 겁니다. 시트지 업체는, 중언부언 말하는 것보다 핵심만 명확히 짚는 게 계약 성사에 더 좋다는 경험이 있었겠죠. 특히 시트지 업체와의 통화는 경험이 없어 막막했던 제 마음이 쓱 가라앉으며 안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두 업체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유히는, 우리 독자들의 마음을 알고 잘 다가가고 있을까? 혹시 관성대로만 일하고 있는 건 아닐까?(제일 경계)
한 끗 차이로 신뢰를 주는 영업의 태도처럼, 유유히도 그런 마음으로 책을 만들고
독자분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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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위트보이픽은 <한 조각의 평화> 팝업 행사입니다.
<한 조각의 평화>는 원목가구 브랜드 '인어피스'가 다양한 파트너들과 '한 조각의 평화를 찾고 만드는 공간'이라는 컨셉으로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5월 1일부터 18일간 연희동 웰컴센터에서 진행합니다. 감사하게도 김미리 작가님이 초대해주셔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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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팝업 행에사는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있는데요. 처음 공간에 들어가면 김미리 작가님의 반려묘인 소망이 포스터가 반겨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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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렛에 귀여운 스탬프를 찍을 수 도 있습니다. '한 조각의 평화'에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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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사람과 반려동물이 따로 또 같이 쓰는 원목가구인 휴펫 가구입니다. 의자, 침대헤드, 선반 등 다양한 원목 가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훨씬 고급스럽고 예쁩니다.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오후에, 한가득 나무 냄새가 짙은 공간에서 행사 초대해주신 김미리 작가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한 톤 높아진 마음이 되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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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팝업행사는 내일의커피, 루하루, 아로마케미, 터틀넥프레스 4개의 브랜드도 함께 하는데요. 각 브랜드별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어피스 인스타그램을 보면 각 브랜드별로 다양한 행사가 있으니 확인해보시고 관심 있는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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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 연희동 나들이 계획이 있으시다면 가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팝업스토어 ‘한 조각의 평화‘
팝업기간 : 2025. 5. 1 (목) - 5. 18 (일) 운영시간 : 매일 오전 11시 - 저녁 8시 팝업장소 : 웰컴센터 연희 (연희로11길 26,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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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LIVE]출판인을 위한 책 공부 STUDY WITH BOOK_유유히 이지은 대표
같이 ‘책 공부’ 하실래요? 출판인이 직접 작업한 도서로 전하는 고농축 책 작업기
출판계 분들에게 책은 읽을 거리이자 좋은 레퍼런스입니다. 그래서 루틴처럼 인터넷 서점을 살피고 책 광고를 보면 일단 캡쳐부터 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안타깝게도 완성된 책만으로는 책 한권을 만들기 위해 출판인이 쌓은 지식과 디테일한 기획 의도를 모두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도 힘들죠.
그런데 만약, 책 작업의 전 과정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언제 한번 책 공부 해봐야지’ 했지만, 파도처럼 밀려드는 업무로 공부까지 밀린 분들을 위해 기획 스토리와 업무 팁을 알차게 모았습니다. 담당자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고농축 책 작업기를 ‘STUDY WITH BOOK’에서 만나보세요.
출판인을 위한 책 공부 STUDY WITH BOOK에서는! - 담당자의 머릿속 아이디어부터 역추적하는 책의 탄생기 - 기획 시 염두한 타깃, 유사도서와 차별화 포인트 - 기획&마케팅 담당자의 치열한 고민과 선택, 실수와 변수 - 비슷한 책을 담당할 미래의 어느 출판인에게 보내는 꿀팁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출판계의 다양한 분들을 모실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즐거운 책 공부되시길 바랍니다.
함께하면 좋을 분들 - 언젠가 책 공부해 보면 좋겠다 싶은데 그 언젠가가 계속 안 오는 분 - 매일 보는 회사 사람들 외에 다른 사람들의 기획과 업무 스타일이 궁금한 분 - 담당 도서 바뀔 때마다 제로에서 시작하는 기분에 힘이 빠지는 분 - 업무 관련 스크랩은 잔뜩 쌓였지만 실제로 일에 적용이 안 되는 분 - 출판사들이 그렇게 강조하는 ‘출판인의 시선’을 배우고 싶은 예비 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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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2025/05/22
시간 20:00~22:00
정원 50명
수강료 50,000원
장소 신촌 한겨레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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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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