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무리 나빠진다고 해도 거기서 좋은 것을 기필코 발견하고 싶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을, 빛이 모든 그림자와 만날 때 생겨나는 무늬를, 알아서 좋고 몰라서 새로운 음식의 맛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웃고 우는 얼굴, 우리가 이 세상을 보게 하는 렌즈로서의 좋은 이야기, 그 모든 것들을 계속해서 느끼고 보고 경험하고 싶다."
- 윤이나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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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엔 모처럼 외부 활동들이 있었어요. 지난 15일에는 예비 편집자들을 위한 “함께 배우는 커뮤니티” 올차캠프에서 6기 멤버들의 편집기획안 발표회에 참여해, 기획안 피드백을 진행했고요. 그리고 이번 주에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뻔하지 않은 기획법” 4기 개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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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동안 책을 만드는 일을 해오면서, 나에게 전문성이랄 게 생겼나 누굴 가르칠 만한 능력이 있을까 스스로 의심도 했었어요. 그런데 특별한 교훈이나 성과를 내는 법이 아니라, 2007년부터 지금까지 어느 시기마다 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좀 더 나은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일을 잘해내고자 분투했던 시간들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제 앞에 앉은 분들에게 용기와 위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이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일정에 맞춰 책을 무사히 낼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던 신입 시절이 있었고,
저자와의 소통이 어려워서 어떻게 하면 오해 없이 회사(혹은 상사)의 피드백을 잘 전달하고 일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매던 시절이 있었고,
기획안 앞에서 하염없이 채우고 지우고 다시 쓰던 시간이 있었고,
해외문학(외서) 분야에서 시작해 각종 분야(실용, 재테크, 에세이, 자기계발 등)를 섭렵하던 시기를 지나 국내문학팀에 도전하고,
다시 자유로운 기획을 위해 종합출판사로 이직하고,
저자를 어떻게 섭외해야 할지 일의 진행은 이게 맞는 건지 요리조리 궁리하던 시간들,
이후 팀을 만들고 새롭게 팀 색깔을 만들던 시기까지……
돌아보면 하루라도 고민이 없던 시절이 없었고 유유히를 직접 운영하는 날들도 매일매일 새로운 고민들이 찾아오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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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그간 해왔던 고민들이 나와 다르지 않구나에서 오는 안도감, 이 고민의 시간들을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길을 찾느냐에 따라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보기도 하고요.
원하는 분야와 회사에 당장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한 길만 파는 사람보다 이리저리 헤매며 스스로 길을 찾은 사람이 더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단단하게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가 해봤다고 이야기를 해주면, 저와 눈 마주치며 제 이야기를 듣던 여러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활짝 웃어요. 그런 순간이 좋아서, 앞에 서게 되는 일들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설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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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무엇이 주어지든, 기필코 좋은 것을 발견해내는 마음.
달콤하고 좋은 것만 계속 맛보다 보면 좋은 줄도 모르는 거니까,
롤러코스터 타듯 0부터 10까지 모든 맛을 찍먹해보면서 '이 길이 아닌게벼'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더라도, 그 길에서 마주친 풍경들을 만끽하면서,
그렇게 차근차근 걸어가기로 용기 내어 마음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하게도 5월에는 두 번의 특강 일정이 생겼어요. 플랫폼P(무료)와 한겨레문화센터를 통한 줌 강의(5만원)인데요.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내용을 살펴주세요.
1분기는 눈에 보이는 것 없이 바쁜 시기였다면, 2분기는 강연도 많고 책도 출간하고, 도서전도 하는 가장 바쁜 시기가 될 것 같네요. ㅎㅎ
그래도 만나면 반갑다고 손을 번쩍 들게요.
모두 좋은 봄날 채워가시기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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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점치는 남녀들의 기묘한 로맨스 <신들린 연애2>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던 제작진이 연프를 만든다면?
처음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된 건 팟캐스트 비혼세 덕분이었는데요, 시즌1 1화에서 동굴 같은 곳(신명당)에서 생년월일만 보고 운명의 짝을 고르는 에피소드만 보고 새롭다 하고 말았었는데... 시즌2를 야금야금 보다 이제는 본방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시즌2에는 MZ 무당이 5(남자 3, 여자 2), 그리고 사주 4명, 점성술 1명이 등장합니다. 연프라면 '하트 시그널'을 잘 보았던 제가, 역시나 선남선녀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 눈길을 끌었고 더불어 무당이라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연진들이 하는 말들에 쫑긋 귀를 세웠습니다. (사실 연애를 어떻게 하든 상관없고, 무당들의 세계가 궁금해서 보다가, 출연자 장호암 님을 응원하게 되면서 본방을 기다리게 되었다.. 가 맞습니다 ㅋㅋ)
신내림을 피하려다 운명을 맞이하고, 누군가에게 직업을 말하는 것이 기피대상이 되는 사람. 특히나 연애라는 것에서, '무당'을 받아줄 수 있을까가 고민인 사람.
모든 사람이 질문을 하고 거기에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지만 누구 하나 물어볼 사람 없이 혼자 오롯이 책임지고 가야 하는 외로움과 불안함에 시달리는 사람.
자아를 버려야 신이 잘 깃든다고, 그간 신내림을 받고 일을 하느라 자신의 이름조차 오래 지워두고 있다가 이 프로그램을 나와서 비로소 다시 인간인 자신을 마주하고 조금 혼란스러운 사람.
이제 거의 끝을 향해 가는 중인데요,
그나저나 에디터리가 무당에 꽂힌 이유는...? 하반기에 출간될 유유히 책을 기대해주세요.
(아직 말 못함... 비밀입니다.. 나중에 제일 먼저 소식을 전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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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선정 <2025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김그래 <엄마만의 방>🎶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매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 "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을 발표하는데요,
영광스럽게도 유유히에서 출간한 김그래 작가님의 <엄마만의 방>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국제도서전에서 특별 전시가 되고, 분야마다 선정된 10종의 책 중 1종이 최종 1위도서를 국제도서전 기간에 발표한다고 해요. (벌써 레드카펫 어디서 파는지 검색해본 사람.. ////)
또 <엄마만의 방>은 수출 지원 도서로 선정되어 일본어로 수출용 샘플 번역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베트남, 중국에 이어 일본에도 무사히 소개가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흐흐.
모처럼 김그래 작가님과 기뻐서 들뜬 목소리로 통화를 했고요.
이런 기회를 통해 널리널리 좋은 책들이 소개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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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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