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에는 에디터리 대표와 위트보이 매니저 외에 멤버 둘이 더 있습니다.
바로 하루냥 부장님(14살)과 하나냥 사원(11살)입니다. 그중 하루가 지난 주 금요일에 지방간 판정을 받고 유유히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사실 작년 11월부터 기침 증세(고양이 기침은 뭔가 토할 듯이 컥컥거리는데, 평소에 헤어볼을 뱉으려다 막힌 느낌처럼 보입니다😥)를 보이다가, 점점 잦아지고 길어지는 기침에 약을 간간이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3월 초에 천식 확진을 받고 지난 한 달간 약을 꾸준히 먹으며 서서히 호흡기 처치로(사람처럼 칙 뿌리고 호흡을 하는 식으로 약을 흡입합니다) 넘어가려던 참이었어요.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31일에, 천식 정기검진으로 찾은 병원에서 "지방간"이 발견되었습니다. 사실 월화는 약을 먹고는 식사할 때마다 토를 했고, 병원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수목은 약을 중지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하루는 식사를 거의 하지 않았고 목요일에서야 츄르를 조금 먹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지방간"이라는 병명을 들은 것이죠.
❗ 고양이가 하루라도 밥을 먹지 않으면 당장 병원에 달려가야 합니다. 3일 금식이면 하루처럼 지방간으로 응급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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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지방간"은 큰 병이 아닌데, 간부터 췌장, 담낭 등 장기가 모두 모여 있는 고양이에게 "지방간"은 치사율이 30%에 육박하는 위험한 병이었습니다. 안 먹어서 생기는 병이고, 스스로 먹어야만 낫는 병이라고 했습니다. 먹는 걸 거부하는 하루. 이 모든 게 다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집사의 잘못 같아서, 그날부로 오늘까지 내내 미안하다는 말을 수백 번도 더 했던 것 같아요.
당장 입원해서 간수치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말에, 병원을 너무도 싫어하는 하루가 버틸 수 있을지, 아니 사실 집사들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고 당황했던 터라 강제로 먹여서라도 데리고 있겠다고 하고 금요일에는 수액을 맞추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토요일까지 집사들은 처참히 실패했고, 결국 일요일부터 콧줄을 달고 고단백 캔사료를 곱게 믹서에 갈아 물처럼 주사기로 넣는 급여를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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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주사도 제대로 주입하지 못해 좌절을 했지만, 곧 이성을 차리고 하나씩 몸에 익혔습니다. 하루를 살리기 위해서는 펑펑 우는 것도 사치였습니다. "지방간 투병 고양이"로 검색해서 나오는 기록들 중에 집사의 지극정성 보살핌을 받고도 끝내 두세 달 뒤에 세상을 떠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밤마다 잠 못 이루고, 마음의 준비라는 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둬야 할지 털을 잘라 두어야 할지, 그러다 이렇게 약한 맘부터 먹으면 어쩌나 스스로를 나무라고 찬물에 세수라도 하고 다시 하루를 붙들었습니다.
무조건 잘 먹어야 낫는 병이라, 하루 몸무게에 필요한 1일 칼로리를 두세 시간 간격으로 주입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일, 월, 화, 수, 목 오늘까지 하루의 간수치는 서서히 내려가고 있고, 급성으로 왔던 황달이 정상 수치를 어제 오늘 기록하고, 코 색이 핑크로 돌아왔다고 의사 선생님과 작게 기뻐하고 안도했습니다. 끊임없는 자책과 후회와 하루의 아픔을 상상하며 머리를 쥐어뜯는 건 다 뒤로 미루고, 당장 오늘 케어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다행인 건, 회사에 속해 있지 않아서 대표와 매니저 모두 하루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있는, 유유히라는 것이었어요. (에디터리 : "나 대표야 하루야, 일단 셧터부터 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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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6일 차, 은평구에 있는 병원으로 매일 출퇴근을 두 시간씩 하고 있습니다. 병원 선생님과 간호 실장님께 주간 입원으로 하루 치료를 맡기고, 근처 카페에서 업무도 하고, 퇴근 시간에 맞춰 하루를 데리고 돌아오고 자기 전까지 세 번 정도의 식사 급여를 하고 잠이 듭니다.
다행히 한 시간이 걸려 가는 차 안에서, 하루는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습니다.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강아지들은 많이 봤는데, 우리 하루는 속도를 즐기며 바깥 창을 뚫어지게 바라보곤 합니다. 그 뒷통수를 보고 있자면, 픽 하고 웃음이 납니다. 왜들 그리 다운돼 있어? 뭐가 문제야? 라고 묻는 거 같아서요.
하루 덕분에 불광천 벚꽃길의 낮과 밤을 며칠 동안 계속 차 안에서 구경도 했고요. 흩날리는 벚꽃에 웃을 기운은 없었지만 아름다운 풍경은 셋이 함께 눈에 담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하루는 기운을 차리는 중이고, 앞으로 2주 정도는 집중 치료 기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도 매우 희망적인 쪽에 속한다는 사실에 어딘가 있을 신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유유히 에디터리 대표와 위트보이 매니저는 하루 부장님을 계속 최선을 다해 우선으로 돌볼 예정입니다. 한시름 놓을 때까지 잠정 휴업 상태일 유유히를 기다려주세요.
다음 주에는 보다 좋은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세상 모든 털친구들의 안녕을 빌며, 오늘의 레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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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뉴스레터를 어떻게 읽었는지, 조금이라도 나누고픈 이야기를 전해주실 때마다 에디터리와 위트보이는 인류애가 솟습니다. 한 줄이라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편히 두드려주세요. :)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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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해지는 이 봄, 독서가 힙이다! 유유히의 두번째 책이 벌써 벌써 기대됩니다!!
_물개반 3번
☞ 어쩜 에디터리님은 사진만 봐도 뛰어난 진행 능력이 느껴져! 하며 감탄하다가, 똑똑... 독촉 이모티콘을 보는 순간 심장이 철컹. 이번주 유유히 톡은 웰메이드 스릴러로군요... - 마감 지난 1人
_ㅇㄹ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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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레터는 에디터리님이 보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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