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백일홍나무)는 줄기가 가늘고
노란빛으로 얼룩덜룩해 구분이 쉬운 편이다.
뭔가가 잔뜩 열려 있다.
손으로 당겨 가까이서 보니 씨앗이 담겼던 열매다.
이미 씨는 다 발사해 퍼뜨렸는지 속이 비어 있다.
위치로 보건대 발사한 씨앗들은 대부분 연못으로 떨어졌을 거다.
배롱나무에게 눈이 있었다면 물에 빠진 씨앗들이 아까워 속이 탔겠지.
그래도 이 많은 씨앗 중에 한두 개만 싹을 틔워도 성공이다.
나무는 필요한 만큼보다 백배 천배의 씨앗을 뿌린다.
단 한 번의 싹 틔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다의 자연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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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심기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습니다. 다만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계속 미뤄두었던 일이었죠. 그러다 이번 봄엔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고, 3주 전 연희동에 있는 '씨드키퍼'라는 가게에 들러 씨앗을 샀습니다.
스투키나 스노우 사파이어, 커피나무 같은 식물은 오래 키우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씨앗을 심는 건 처음입니다. 검색해보니 씨앗 발아가 만만치 않다던데... 괜한 일을 벌이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씨드키퍼' 문을 열기 전까지 걱정이 가득했는데, 친절하신 대표님의 설명을 찬찬히 듣고 나니 맘 구석 어디선가 용기가 솟았습니다.
그래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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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산 씨앗은 고수, 바질, 스윗바질, 페퍼민트&레몬밤 총 5종입니다. 씨드키퍼에서는 서로 같이 잘 자라는 아이들을 한 화분에 키우도록 묶어 판매하는데요. 비교적 발아가 쉬운 친구들로 소개 받아 배양 화분과 씨앗이 들어 있는 세트로 구입했습니다.
여기서 체크 ✅
씨앗을 심을 때는 흙속에 너무 깊이 넣지 말고, 씨앗을 살짝 덮을 정도로만 흙을 덮어야 발아가 잘 된다고 하네요. 마음대로 심었다가 하마터면 싹도 못 볼 뻔했습니다.(다행)
씨앗을 심는 김에 다른 식물들 분갈이도 할 겸 흙과 영양제, 화분들을 준비했습니다. 햇볕 좋은 주말 오후, 두 시간 정도 분갈이를 해주었습니다. 분갈이가 끝난 화분들은 욕실로 옮겨,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물이 빠진 뒤 햇빛과 바람이 잘 드나드는 베란다로 옮겨주었습니다. 허리는 좀 아팠지만 흙냄새를 맡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아무 생각도 안 하고 2시간을 보내니 머리도 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피곤했던지 이 날은 꿀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화분으로 갔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이죠. 역시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당연) ㅋㅋ 이날부터 매일 아침 저녁으로 겉흙이 마르진 않은지 수시로 체크하며 물을 주었습니다.
여기서 체크 ✅
씨앗을 심은 화분에는 굵은 물줄기가 나오는 물조리개보다 분무기로 충분히 젹셔주는 게 좋다고 해요.
그렇게 며칠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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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째 되는 날.
잠이 덜 깬 눈으로 화분으로 갔는데 어렴풋이 어두운 흙빛과 대비되는 선명한 연두빛 ‘점’이 보였습니다.
와!!!!!!
저도 모르게 크게 외쳤습니다. 드디어 싹이 났습니다. 남이 심은 거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제가 심고 물을 준 씨앗이 싹이 나다니. 왜케 신기한 거죠! ㅋㅋㅋ 마침 막 씻고 나오는 에디터리님을 데리고 와 보여주었습니다. 싹이 났다며, 신기하지 않냐며, 엄청 호들갑을 떨었네요 ㅋㅋㅋ
까맣고 작은 씨앗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연둣빛 싹이 나오다니 다시 생각해봐도 신기합니다. 바질이 먼저 싹을 틔웠고 그 다음은 고수, 스윗바질, 레몬밤 순으로 나왔습니다. 아쉽게도 페퍼민트는 꿀잠을 자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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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주가 지나고 꼬마 식물들이 이렇게 자라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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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밤 & 페퍼민트(이지만 페퍼민트는 꿀잠...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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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매일 아침 설레며 일어납니다.
부스스한 얼굴로 새싹들이 얼마나 자라 있을까 생각하며 거실로 나가는 시간이 설레고 즐겁습니다. 흐믓한 얼굴로 잘 자랐는지 한참을 봅니다. 그런 다음 분무기에 물을 가득 넣고, 겉흙이 촉촉해질 때까지 뿌려줍니다. 오늘도 잘 자라고 작은 응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 시간들이 어느새 저의 아침 루틴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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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작은 성장을 바라보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이야.
마치 초등 운동부 코치가 된 느낌입니다. (기특해...)
기대하며 잠들고, 설레며 아침에 일어나는 매일.
이 좋은 걸 저만 할 수 없잖아요.
우리 유유히토커 분들도 봄맞이 씨앗을 한 번 심어 보시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내일! 4월 4일 아침은 특히나 더 기다려집니다.
무려 4개월을 기다린 아침이네요.
무사히 탄핵이 인용되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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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위트보이픽은 일드 <핫스팟> 입니다.
<브러시 업 라이프Brush Up Life> 를 쓴 바카리즈무 작가의 신작 드라마가 곧 한국 넷플릭스에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북마크 해두고 언제 올라오나 오매불망 기다린 작품입니다. 기대만큼 재미있었고 매주 한 편씩 아껴가며 보고 있습니다(마지막 한 화를 남겨두었네요.. 10부작이라니 너무 아쉽습니다ㅠ).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후지산이 보이는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이 직장동료가 외계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립니다. 좀비, 살인, 돈 같은 자극적인 소재는 없지만 촘촘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맛깔나는 드라마가 나왔습니다. 슴슴한 국물의 라멘인데 그 위에 간장 소스를 발라 토치로 구운 고기가 고명으로 올라온 느낌이랄까요.
사진에 나오는 4명의 배우가 나오는 장면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주고 받는 대화에서 툭툭 터지는 만담 개그가 재미있습니다. 간만에 재밌는 생활형 개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 정주행 드라마로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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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컨티뉴드] ep.13 2024년 4월 28일에 있었던 일
도봉산 등산로 근처 '막둥이네 만남의 장소'에서 생맥주를 마시던 소설가 5명과 출판사 대표 겸 편집자 한 사람이 나눈 이야기. 오랜 전통처럼 "우리 같이 그걸로 앤솔러지나 해볼래요?"라는 말이 나왔고, 그 약속이 곧 출간이 됩니다.
그리고 그때 그 약속을 같이 했던 고 정아은 작가님을, 장강명 작가님은 마치 어제처럼 생생히 돌아봅니다.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속 작가의 말에는, 네 작가님이 정아은 작가님에 대한 추억이 담겼다고요.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작가님의 앤솔로지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마름모)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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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 사람을 위한 문장 필사책(가제)> 수리수리 에디터리 미팅 현장 💛
From. 수리수리
<쓰는 사람을 위한 문장 필사책(가제)> 초교지를 받았다. 에세이 100권을 고르고 골라, 나에게 부낭이 되어준 글쓰기 문장을 모았다. 책갈피마다 '쓰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은 12편의 글쓰기 에세이도 끼워두었다. 쓰는 동기와 쓰는 마음, 쓰는 방법과 쓰는 훈련까지 담아본 우리 책. 쓰고자 하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도록 다정히 이끌어주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은편집자님과 초교지를 끌어안고 망원동을 걸었다. 우리 책 좋다 좋다, 얘기하다가 목련 꽃 예쁘다 예쁘다, 올려다보던 4월의 첫날. 마음 쓰는 밤과 선명한 사랑에 이어 글쓰기 문장 필사책까지. 수리수리에디터리 오래오래 같이 책 만들고 싶다.
From. 에디터리
한 품에 안기는 원고를 들고, 고수리 작가님을 만나러 망원동으로 달려갔습니다. 맛있는 브런치를 먹으며 밀린 이야기를 하고요, 자리를 옮겨 원고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창밖으로 목련나무 한 그루가 활짝 피어 있는데, 오가는 사람들마다 멈추고 사진을 찍기에 바쁘더라고요. 그 배경으로 작가님을 찰칵! 찍어보았습니다. 후후.
어떤 글이 누군가가 읽을 만한 글이 되는 것일까,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 권의 책으로 좋은 에세이들을 잔뜩 추천받고,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다짐하게 되는 좋은 문장들을 직접 손으로 써보고, 지난 8년간 글쓰기 수업을 이끌어온 고수리 작가님이 많이 들었던 질문들에 대해 쓴 대답을 읽으면서 오롯이 나를 위한 글쓰기 수업을 받는 기분이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작업해서, 5월에 만나볼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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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133.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대성공! 텍스트힙은 과연..(교보문고 위다혜 & 김수현)
때는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온 2024년 10월..
교보문고 위다혜, 김수현 마케터는 이때다 싶어 야심찬 프로젝트를 기획하는데...!
20년 전으로 돌아가, 모두 함께 외쳤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부활!
책책책 선정위원의 선정도서 18종은 전년 대비 평균 900% 매출 신장을...!(헙)
감동받은 독자님이 남기신 <고객의 소리> ㅠㅠ
6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기획자 두 분을 모셨습니다.
책을 사랑해서 교보문고에 취직하고,
책을 사랑해서 번아웃이 와도 책으로 극복하고,
책을 사랑해서 휴가도 북스테이로 가는 사람이 있다고요...?
기획은 기획자가 진심으로 행복하게 일할 때 성공한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찡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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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하는김에] 봄나들이로 강릉 어때요 (+도서전과 신간 근황)
강릉 당일치기 일정으로 나이슬리와 명경지수 그리고 바다를 보고 왔습니다
유유히 이제 달린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 준비 상황 쳌!
5월 신간 준비 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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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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