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간에 나를 두고, 공간이 건네는 좋은 목소리를 들으면
우리의 삶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때로는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한 편의 영화도, 한 곡의 음악도 그럴진대,
내 몸을 둘러싼 공간에 왜 그런 힘이 없겠는가.
<건축가의 공간 일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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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점 장바구니를 보면 유독 ‘건축’과 ‘재즈’ 키워드가 들어간 책이 많습니다. 건축과 재즈를 좋아해 신간이 나오면 글을 써주시는 작가님과 출판사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주문합니다.
작년에 산 건축 책 중 제일 재밌게 읽었던 책은 조성익 작가님의 <건축가의 공간일기>입니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좋은 공간’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좋은 공간’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공간 일기라는 형식으로 쉽게 풀어 쓴 에세이입니다.
음악 감상, 미술 감상, 영화 감상이란 말은 쓰지만 아직 '공간 감상'이란 말은 어색합니다. 하지만 이미 우린 매일매일 공간 감상을 하고 있죠. 다만 그 공간의 이미지와 그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정리만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조성익 작가님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공간을 찾아 공간일기를 써보고 자신만의 인생 공간을 찾아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 삶이 더 풍요롭고 세상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될 거라고 말이죠.
좋아 보이는 건 바로 따라해봐야죠.
저의 공간 일기를 소개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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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정적감을 느끼고 싶을 때 - 정독 도서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북촌을 지나 작은 언덕을 올라오면 정독도서관이 보입니다. 정독도서관에 오면 단순히 조용하다고만 할 수 없는 묘한 정적감(?)을 느낄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이 느낌이 뭔지 잘 몰랐습니다. 그냥 조용한 곳이구나 하는 정도였죠.
그러다 여러 해가 흐르고 어느날 제가 받았던 느낌에 이름을 붙일 수가 있었습니다.
빛바랜 공간감이 주는 정적
이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요소는 아마도 오래된 정독도서관 건물 때문일겁니다. 하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지만 해 질 녘에 가면 마치 시간이 20년 뒤로 돌아간 듯한 빛바랜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이 건물만 있다면 아무래도 인상이 창백해질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을 도서관 주변의 울창한 큰 나무들이 감싸안아 생동감을 불어넣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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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 - 피스피스 파주점
한 장소에만 오래 있다 보면 일이 잘 안 될 때가 있죠. 특히나 글을 써야 하는데 어느 순간 막힐 때 제 몸과 정신은 새로운 곳으로 가자고 소리칩니다. 그럴 때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피스피스 카페에 갑니다. 이곳은 제 취향을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하게도 구석구석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마치 저의 핀터레스트 핀을 들킨 것 같은 느낌일까요?
일단 인테리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모던합니다. 1인석 뿐만 아니라 단체석이 서로에게 방해 받지 않도록 자리 배치도 좋습니다.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취향에 맞는 자리를 고르는 재미도 있습니다.
피스피스는 원래 파이 맛집으로 유명한데요. 커피도 맛있습니다. 예쁜 그릇에 담겨 나온 파이와 커피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카페 중에는 의외로 남자 화장실을 신경 쓰지 않는 곳이 많은데 여기는 남녀 구분이 되어 있고 깨끗하고 비누도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자리는 창가자리인데요.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 한 잔 마시고 나면 복잡하게 엉켜 있던 생각들이 하나씩 풀립니다.
저는 이곳에만 갔다오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오는데요. 그건 아마도 저를 기분 좋게 하는 것만 모은 곳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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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잊고 싶을 때 - 한남오거리앞 보도육교
저는 이상하게 이 육교에서 남산을 보는게 좋더라구요. 예전에 힘든 일이 몰아서 오던 시절. 답답한 마음에 그땐 참 무작정 걸었던 날이 많았습니다. 주로 한강을 쭉 따라 걷다가 내키는 대로 꺾어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육교 위를 건너다가 이 풍경을 보게 됩니다. 그땐 여름밤이었는데 시원한 바람 덕분이었는지, 아니면 밝게 보이는 남산타워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한참을 서서 이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장면을 본 후론 마음이 갑갑한 날엔 이 육교 위에 서서 한참을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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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에 빠지고 싶은 날 - 난지천 공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원은 마포구 상암에 있는 난지천 공원입니다. 원래는 쓰레기 매립지였던 곳을 공원으로 만든 곳이죠. 하늘공원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의외로 이곳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난지천 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조용히 그리고 깊숙이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깊숙이'란 말과 산책이 어울리진 않지만 숲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다보면 어딘가로 깊이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기분이 참 독특해서 잊히지 않습니다.
장마가 지나고 모든 나무들이 절정을 이룰 때 공원에 가면 마치 짙은 녹색의 바다 위에 나뭇잎 파도가 불어오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콘크리트 속에 살지만 가끔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 난지천 공원으로 갑니다(등산은 싫어요ㅋ)
고향집에 가면 해마다 늘어나는 화분들을 이해하지 못한 저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너도 나이 들어봐라"
네 이제 좀 이해가 되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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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영화만 보고 싶을 때 - 라이카시네마
OTT로 영화를 보면 핸드폰을 손에 쥐고 보게 됩니다. 알람이 오면 확인도 하고, 전화가 오면 영화를 멈추고 받기도 합니다. 영화관에선 말도 안되는 행동이지만 집이니까 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완벽히 몰입해서 영화를 보기가 점점 어렵습니다.(저만 그런 거 아니죠?)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라이카시네마는 단관 영화관으로 오직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1층에 도착하면 입장 전 대기할 수 있는 라운지가 있는데요. 팝콘 냄새가 나지 않는 영화관이라니 참 신기했습니다. 37석 정도 되는 소형 영화관이지만 넓직하고 어디에 앉아도 시야가 가리지 않는 좌석에 사운드도 훌륭했습니다. 음식이 반입이 안 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아! 광고도 없었습니다. 오직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썸머 필름을 타고!>란 영화를 여기서 보았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면 영화 자체도 재밌었지만 그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 영화관의 역할도 큰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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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가 한 유명한 말이 있죠.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책을 읽는 행위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내면을 탐험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저에게 책은 도끼보단 만화경에 가깝습니다. 거울로 만든 통에 눈을 갖다대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무늬를 볼 수 있는 만화경처럼 이런 시선도 있구나!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세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랄까요.
이렇게 저만의 공간일기를 적고 나니, 하나의 공간이 새록새록 보이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익숙한 도시 안에서 다양한 빛깔의 공간을 찾아보는 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날 때마다, 종종 기록해두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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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텐바흐 프라이팬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쓰면 몸에 안 좋잖아요. 작년 겨울, 큰 맘 먹고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으로 바꿨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사용하기 어렵더라구요. 불 조절을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눌러붙거나 타버려서 생각보다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설거지할 때 눌러붙은 음식물을 벗기고 닦아내느라 힘들었지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차라리 코팅된 프라이팬을 자주 바꾸자로 노선을 바꾸었습니다.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발견한 알텐바흐 프라이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잘 눌러붙지 않는 건데요. 특히 계란후라이를 아주 예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마도 벌짚 모양의 코팅 덕분인 거 같은데요. 제조사 설명을 보니 어쩌구저쩌구..(패스할게요)
암튼 두 달 정도 사용해보니 무게가 꽤 나가는 것 빼고는 잘 눌러붙지 않고 세척하기도 편해서 잘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다음 달에 웍으로 하나 더 장만할 예정입니다.(에디터리님 컨펌완료)
코팅 프라이팬을 바꿔야 하는데 뭘로 바꿔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께 알텐바흐 프라이팬을 추천합니다(내돈내산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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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컨티뉴드] ep.10 어떤 행정편의주의
이번 에피소드는 프리랜서로서 여러 공공기관에서 일(원고 혹은 강연 의뢰)을 청탁받아온 작가님이 행정적 관례들을 겪으며 들었던 의문들을 이야기합니다. 민간기업과는 다르게 잡다하게 지켜야 하는 규정들이 있는 반면, 또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상황들이 뻔히 보이기도 하고요.
더불어 작가님이 직접 겪은 에피소드도 등장합니다. 수년 동안 교과서에 실린 작가님의 작품 목록을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요.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 측에서 한국문학예술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 비용을 지불했는데, 이를 저작권자에게 바로 통지하지 않고 자신들의 규정에 따라 신문과 자기네 홈페이지에 '저자들 돈 받아가세요~'하는 공지를 올렸다는 겁니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요청해야만 보상을 주는 것으로, 이렇게 누적된 보상금이 2023년 기준 150억이었다고 합니다(저작권료 기준을 아는 에디터리로서는... 이 금액은 정말... 말도 안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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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하는김에] 2025 서울국제도서전 킥오프 미팅
유튜브 채널 <에디터리 어디가요>의 화제의 코너에 [운전하는김에] 2화가 올라왔습니다. 어쩌면 유유히 출판사의 상반기 최대 이벤트가 될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해 수다를 떨었습니다.
과연 유유히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무사히 입성할 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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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유유히 대표 이지은 선정위원으로 발탁! (꺅)
어렸을 때 즐겨 보던 MBC 예능 프로그램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를 보면서, 그때 당시 선정되었던 책들을 온 국민이 읽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교보문고와 14F의 콜라보로 새롭게 런칭한 캠페인에 선정위원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출판하는 언니들, 터틀넥프레스 김보희 대표님, 돌고래 출판사 김희진 대표님, 문학동네 에디터K 강윤정 편집자님, <어린이라는 세계>를 쓰신 김소영 작가님에 이어 이름을 올렸습니다. :)
'지금 이 시대에 읽을 책'으로 3권을 추천했는데요.
그 목록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총 18권 중 투표를 많이 받은 2권의 책으로 유튜브 방송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독자분들의 선택이 궁금해지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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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유유히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 답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열려요. 보다 쉽게, 서로의 피드백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트보이와 에디터리의 답장도 그 밑에 답글로 달아둘게요. 이번 주 답장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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