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장면을 꼽자면 이 장면이에요. (스포 주의)
직장 내 유일한 여성 부하 직원이었던 해리스를 우연히 길에서 만난 윌리엄스. 해리스 씨는 무채색의 사무실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목소리와 웃음소리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윌리엄스는 해리스에게 다짜고짜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자고 제안합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윌리엄스가 이런 말을 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듯
나도 모르는 새 그리됐죠.
이렇게나 변하면서 스스로 몰랐다니.
그러다 당신을 보고... 기억이 났어요.
살아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귀갓길에 멈춰서 애들 노는 걸 본 적 있어요? 거리나 공터에서요.
때가 돼서 엄마들이 집으로 오라고 부르면 보통 마지못해 가거나 방황하죠.
애들은 그래야죠. 그렇지 않은 애들보다 훨씬 나아요.
다른 애들과 못 어울리고 구석에 홀로 앉아 행복하지도 슬프지도 않은 애들.
엄마가 부르기만 기다리는 애들요. 그런 애처럼 생이 끝날까 두려워졌어요. 정말 그러긴 싫거든요. 때가 와서 신의 부름을 받을 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