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즐거운 수다타임을 갖고 온 후 저는 지난 2주간 터틀넥프레스 김보희 대표님의 <사업일기 3> <사업일기 2>를 읽고, 연이어 출판하는 언니들의 책을 펼쳤습니다. 함께 헤매며 걷고 있는 1인출판사 터틀넥프레스의 사업일기에서는 기록마다 겹치는 경험들이 생생하고, 저보다 10년을 더 앞서 가고 있는 선배님들의 이야기에서는 자그마한 동력을 발견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안심하게 되고요.
꺾이는 의지를 다시 잡아봅니다. 어떤 마음으로 내가 책을 만들고 있었지, 유유히에서 뭘 하고 싶었었지, 처음의 마음을 발견해봅니다.
몸 담고 있던 회사의 규모가 달라지고, 조직의 힘에서 벗어나 개인의 능력치로 모든 걸 해야 하는 출판사 운영이란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여전히 16년의 조직생활에서 보고 배운 것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를, 그래서 둘이서 하기에 힘에 부치면서도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압박과 조바심에 허우적대던 저를, 다시 점검합니다.
회사에 있던 나와 지금 대표를 맡고 있는 나의 역할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편집자라는 역할만 하던 제가 아니라, 유유히 사업 전체를 바라보고 길고 긴 레이스 안에서 달려야 합니다. 편집자 1인의 역할을 해내는 게 아니라, 회사의 전 영역의 역할을 모두 조화로이 해내야 하죠.
조직에서 "능력 있다"고 인정받을 때의 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유유히의 대표로서 효율적인 운영을 해내는 역할, 그 안에 기획, 편집, 마케팅, 홍보, 제작, 경영, 재무 고루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 각성을 대표가 된 지 1,322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합니다. ㅎㅎ
언젠가, 지금은 어엿한 CEO로서 자리 잡은 송은이 대표님이 한 프로그램에서 후배 김윤주(옥상달빛이자 와우산레코드 대표)에게 한 말이 따가웠어요. 자신의 자존심보다 회사를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보는 간절함에 대한 이야기였고, 안 해본 일이라고 언제까지 못 한다고 안 하고 있으면 안 되는 거다 하는 말이었죠. 그말에 김윤주 대표는 방송국에 미팅 요청을 하고, 한 번도 연락해보지 않았던 뮤지션들에게 콜라보 제안 전화를 걸며 소속 가수를 위한 요청을 하기 시작합니다.
넉살 좋은 말들을 하기 어려워 하는 저를 버려야죠.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인사치레라도 말 한마디 건네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것들에 손을 뻗어야겠습니다.
편집자로서 하기 어려운 말도, 사업을 이끄는 대표로서 하는 연습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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