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책을 좋아합니다. 몸이 안 좋은 날을 빼고는 매일 1시간 이상 걷습니다. 이때만큼은 음악도 듣지 않고 유튜브도 보지 않습니다. 일종의 저만의 디지털 디톡스 시간입니다. 저는 잡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입니다.
그런 제게 산책은 어지러진 생각들을 정리할 공간과 시간을 내어줍니다. 산책을 많이 하다 보니 상황에 맞는 저만의 산책 코스도 있는데요. 멍 때리고 싶을 때 가는 코스도 있고 가볍게 콧바람을 쐬는 코스, 언덕을 올라가는 운동 겸용 코스도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산책 코스 2곳을 소개해볼게요!
고양시 종합 운동장
출처 : 나무위키
1.
첫 번째는 고양종합운동장 트랙입니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모아, 결론을 내야 할 때 쓰는 최종_정말최종_진짜최종_최종종_최종종종 산책 코스입니다.
이곳은 평일에도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평일 낮에 가면 저 큰 운동장을 혼자 쓸 때도 많습니다(대박이쥬). 1층에 도착하면 축구장을 둘러싸고 있는 8개의 트랙 중 하나를 골라 천천히 걷습니다. 아무도 없는 운동장을 천천히 걷다 보면 발바닥에서 우레탄 바닥 특유의 푹신함이 느껴집니다. 때론 조용함을 넘어 고요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금 걷다 보면 운동장 특유의 고요함과 몸의 리듬이 서서히 동기화됩니다. 이때부터 복잡하게 꼬여 있던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불러옵니다. 머릿속에 커다란 캔버스를 그린 다음 각각의 아이디어들을 순번을 붙여 정리합니다.
그리고 아이디어들을 조합하고, 버리기도 하면서 점점 결론에 다가갑니다. 이렇게 잡다한 생각들을 정리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다리가 뻐근해집니다. 집에 돌아갈 시간입니다. 미뤄두었던 가지치기를 마무리한 정원사처럼 뿌듯합니다.
사람의 창의성이 발휘되려면 천장이 높은 공간에 있으면 좋다고 하잖아요. 지붕이 없는 스타디움이라 창의성이 무한대에 가깝게 발휘되지 않을까요? ㅎㅎ 이 코스의 또 하나의 장점은, 생각에 빠지면 주변 상황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할 때도 있는데, 여기는 다른 사람과 부딪힐 일도, 차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산책하면서 생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입니다.
2.
두 번째 산책 코스는 제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데요. 합정역 부근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한강으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합정역 7번 출구에서 양화진 성지공원으로 가서, 절두산 쪽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 위 성지를 건너 한강으로 연결됩니다. 바로 그 계단이 사진의 장면입니다.
그 길 끝으로 가기 전까지는 전혀 보이지 않던 한강이 계단 아래로 펼쳐지는데, 그 느낌이 참 좋습니다. 20대 때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한강을 본 곳이기 때문에, 저에게 한강은 항상 이 계단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풍경이 탁 트인 이 계단에 앉으면 전 그렇게 마음이 편해지고 좋더라구요. 낮에 가도 예쁘고, 밤에 가도 예쁩니다. 날씨 좋은 날엔 햇빛에 한강의 윤슬이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계단 옆 나무 이파리가 흔들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멍 때리고 싶을 때 자주 가는 코스입니다.
여러분의 훼이보릿 산책 코스는 어디인가요?
알려주시면 다음 유유히 톡에서 함께 공유할게요!
<탄산수 제조기>
매일 맥주를 마시다가, 몸이 안 좋아지면서 금주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맥주의 시원함이 생각나 참을 수 없으면 탄산수로 대신했죠. 근데 매일 사 먹다 보니 맥주 마시는 거나 비용적으로 다를 게 없더라구요. 무엇보다 페트병이며 캔이며 쓰레기가 많이 나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구입한 탄산수 제조기. 약 한 달 정도 사용했는데 현재까지는 대만족입니다. 시중에 파는 탄산수와 똑같고 좀 더 조밀한 탄산, 혹은 강한 탄산으로 제가 조절할 수 있어서 그때그때 땡기는 맛으로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탄산수에 데니그리스 사과 식초를 1:5비율로 타서 자주 먹는데요. 식전에 먹으면 혈당이 적게 올라간다고 합니다. 맛과 향이 시큼 쿰쿰해서 마치 '괴즈'(맥주 스타일 중 하나)를 마시는 느낌이 들어 맥주를 마시고 싶은 욕구를 줄여주기도 합니다.(1타2피)
에디터리님이 하이볼을 좋아하는데 이번 주말에 한 번 제대로 말아줘야겠습니다 ㅋㅋ
☞ 지난주에 시작한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교보문고 뉴앤핫 광고. 광화문점 매대 사진입니다. 멀리서도 한 번에 눈에 띄네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뿌듯합니다😉
☞ 다음 주 화요일에 진행되는 북티크 북토크 행사 모집 중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발표한다고 하니 아직 신청 못하신 분은 금요일이 다 지나가기 전에 신청해주세요😉